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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보통의 깨달음, 스티브 테일러(판미동) 본문

리뷰/책

깨달음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보통의 깨달음, 스티브 테일러(판미동)

붓프레스 2022. 6. 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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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이라는 말은 일상적으로 쓰는 단어이지만 '깨어남'이라는 말은 어딘지 생소합니다. 깨어남의 반대말은 '잠들어있다', '수면상태'일 것입니다. 저자가 깨어나지 못한 사람을 수면상태로 정의하는 것이 어리둥절하기도 합니다. 잠든 채로 살아가는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저자는 의식적으로 깨어나지 못한 상태를 수면상태로 보고, 그와 반대로 의식이 깨어있음을 깨어남이라고 정의합니다. 이 책은 깨어남에 대한 개념을 정리해주고, 그 의식적 전환을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제가 명상에 입문하고선 이미 깨달음의 경지에 있는 사람들은 어떤 분들인가 궁금하던 차에 출간되어 운 좋게 손에 쥐게 되었죠. 저는 책을 읽을 때 줄을 치지않고 깨끗하게 보는 편이라 인상깊은 부분에 플래그 테잎을 붙여놓는데 이 책은 20개나 붙여져 있을 정도로 열심히 본 기억이 나네요.

저자는 스티브 테일러이고, 영국에서 심리학을 가르친다고 해요. 영적 수행의 길을 걸으면서 학문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해왔다고 해요.
<보통의 깨달음>은 세계적인 영성가 에크하르트 톨레가 추천하는 책으로도 유명합니다.

저자는 영적 깨달음이 동양의 현자들에게서만 일어나는 것처럼 결코 드문 일이 아니라고 밝힙니다.
영적·종교적 전통과 전혀 관계없는 깨어난 보통 사람들을 수없이 만나 보고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깨달음을 경험했기에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1. 깨어나기 전 : 수면 상태

깨어남은 잠(수면 상태)에서 깨어남을 말합니다. 이는 저자가 깨달음보다 깨어남이라는 용어를 선택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의식 없이 (습관적으로) 살아가는 상태를 수면 상태라 봅니다.
수면 상태란 분리와 불화의 상태로, 그 속에서 우리는 우리만의 정신적 공간 속에 빠져 마구잡이식의 머릿속 수다와
집단 연대를 꼼짝없이 경험하게 됩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걱정들에 압도당하고, 주의 돌리기와 물질 축적을 통해 그런 불화에서
도망치고자 하는 욕망에 짓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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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상태의 특징들

- 분리와 단절

선사 시대 사람들은 세상과의 분리를 거의 느끼지 않았습니다. 지구의 거의 모든 것과 하나인 듯 느꼈기 때문에,

개인으로서의 자신을 현재의 우리와는 다르게 보았습니다. 탐욕스러운 유럽 사람들이 자연을 오직 부를 위한

약탈 대상으로만 취급하는 모습을 보고 아메리카의 원주민들이 겁에 질렸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 였습니다.

원주민들은 감정적으로 자연과 강력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므로 자연이 그들의 일부와도 같고, 따라서 자연을

해치는 것이 자신을 해치는 것처럼 느꼈습니다.

수천 년전 조상들이 겪었던 심리적 집단 전환은 바로 그런 연결을 더 이상 느끼지 못할 때 일어났습니다. 바로 그때 인간은

수면 상태에 빠졌습니다. 고도로 개인적인 자아에 대한 느낌, 에고를 경험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연 밖에 사는 존재로요.

이 자아는 고립, 분리, 외로움 같은 느낌을 가져왔습니다. 전체 집단의 안녕보다 개인적인 필요와 욕구가 우선시 되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몸에 관해서도 우리와 다른 어떤 것으로 분리를 경험했고 본질 혹은 영혼으로부터도 분리되었습니다.

동시에 도시가 생겨나면서 나머지 땅들과도 분리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우리 존재 전체의 광활함과 그 빛과도 이별했습니다.

 

- 머릿속 수다

수면 상태의 우리 머릿속은 끝없는 이미지, 기억, 기대, 생각, 조각 정보들로 시끄럽습니다.

 

- 관념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세상 안에서 살기보다 우리 머릿속에서 살아갑니다. 살아가는데는 세가지 다른 방식이 있는데

추상화, 몰두, 알아차림입니다. 추상화는 우리 생각에 집중하는 것, 몰두는 외부 활동이나 오락에 집중하는것,

그리고 알아차림은 우리의 경험, 주변, 인식, 감각에 온전히 집중하는 것이다. 보통은 몰두 상태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두번째로는 추상화 상태, 알아차림 상태에서는 단 10퍼센트의 시간만을 보냅니다.

 

- 불안과 불만

끝없는 머릿속 수다가 내면에서 동요와 소란을 일으키고, 그 부정적인 목소리는 대체로 부정적인 정서와 기분을 불러일으킵니다.

세상과 단절된 에고는 소외감과 결핍을 느끼고, 세상과의 분리는 곧 나를 위협한다는 생각에 두려움에 떨게 합니다.

 

- 수면 상태의 지각적, 관념적 특징 : 옅어진 지각, 자기 중심적 관점, 집단 정체성

- 수면 상태의 행동적 특징

외부적인 것에 주의를 집중하여 내면의 불화에서 벗어나려하거나, 무언가를 끊임없이 채우면서 분리의 근본 감정을 극복하려합니다.

소속감과 정체성에 대한 욕구는 받아들여지고 싶다는 강한 욕구를 만들어내 진정하고 싶은 일보다 주변에서 하길 바라는 일을 합니다.

 


2. 깨어난다는 것은.

유년기를 제외하면 수면 상태에 있는 것 외에 다른 존재 방식을 경험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우리 보통의 자아 체계를 일시적으로 초월할 때 깨어남을 경험합니다. 긴장이 완전히 풀리고 고요가 찾아올 때, 머릿속 수다가 멈췄을 때, 즉 내면에 더 높은 수준의 에너지가 생겨나 우리의 지각 능력에 영향을 주며 세상을 좀 더 생생하게 지각할 수 있을 때입니다. 깨어남에도 강도가 있습니다. 저강도는 알아차림 능력이 고양되어 주변이 더 생생해지고 아름답고 실재처럼 느껴집니다. 중강도로 깨어나는 경우 주변과 내가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에 글들로 향한 사랑이나 자비심을 강하게 느낍니다. 고강도는 우주의 본질로 녹아갑니다. 순수 의식이 우리 존재의 본질이라고 느끼므로 우리 자체가 우주가 됩니다.

자연스럽게 깨어난 사람.

자연스럽게 깨어난 사람은 영적 지도자보다는 창조적인 예술가가 되기 쉽다고 합니다. 문학 쪽에서 자연스럽게 깨어난 사람은 월트 휘트먼과 D.H 로렌스가 있습니다. 매슬로우의 자아실현도 거칠게 보면 깨어남과 같은 개념입니다. 자아실현에 성공한 사람들이 대체로 부정적인 생각과 느낌에서 자유롭고 다른 사람들보다 덜 물질적이고 덜 자기중심적이라고 했습니다. 평화와 고독을 열망하며 공공을 위한 임무를 감지하며 모든 현상과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느낍니다. 무엇보다 모든 일에 감탄하고 감사합니다.

단계적으로 깨어난 사람.

자신이 잠자고 있는 것을 깨달은 사람들은 깨어나고자 하는 열망을 갖게 됩니다. 수행자가 되어 명상, 기도, 금욕, 자기 절제의 삶을 실천하거나, 나름의 영적인 삶을 살면서 점진적으로 깨어나는 사람도 있습니다.
에고가 약해지고 부드러워지면, 다른 인간 존재만이 아니라 살아 있는 모든 존재, 자연, 우주 전체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부쩍 많이 듭니다. 이제 에고라는 좁은 공간에 우리 정체성을 제한하지 않으므로 내면의 공간이 넓어지고 충만해집니다. 더 이상 내 생각이 곧 나라고 느끼지 않고, 나만의 내면 공간에 갇혀 분리와 소외를 느끼지 않기 때문에 대단히 행복하다고 합니다.

급작스럽게 깨어난 사람.

이 깨어난 상태는 극심한 심리적 혼란이 야기하는 극적인 변형(외상 후 변형) 후 찾아오는 경우가 가장 흔합니다. 이 깨어남은 급작스럽기 때문에 이해하고 적응하고 통합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만약 그 기회를 없을 수 없다면 적응이 어려워 심리적 문제에 처한 사람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새 자아의 탄생은 고통스럽고 때로 위험하기도 하지만 문제들은 사라질 것이고, 새 자아는 새로운 상태 속으로 안착할 것입니다. 삶의 문제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을 의미하진 않지만요.


3. 깨어나다.

지각적 특징

  • 깨어난 사람은 보통사람들과 다른 세상을 지각합니다. 세상을 어린아이처럼 보기 때문에 보통 당연하게 생각하고 지나치는 세상의 아름다움과 그 복잡한 현상에 놀라고 매료됩니다. 특히 자연에 매료되는 특징을 보입니다.
  • 깨어나면 과거와 미래는 훨씬 덜 중요해지고, 그만큼 현재가 중요해집니다. 시간의 확장을 경험해 현재만을 경험합니다.
  • 깨어남의 강도가 높을 경우 모든 것과 모든 공간에 편재하는 영적인 힘을 알아차립니다.
  • 모든 것에서 생명력을 느낍니다. 구름, 바다, 돌이나 가구, 건물 같은 인간이 만든 대상에서도 영혼이 살아 움직이는 것을 느낍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것이 하나임 혹은 연결을 느끼고 그대로 좋다고 느낍니다.

 

내면적 특징

  • 시끄럽던 머릿속 수다가 극적으로 줄어듭니다. 아는 것과 생각하는 것이 서로 다르고, 생각 없이도 알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 세상과의 연결성을 감지하게 된다는 것은 뛰어난 공감능력/자비심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공감은 용서도 부릅니다.
  • 깨어난 사람은 지루함, 외로움, 불만 같은 부정적인 상태에 훨씬덜 빠집니다. 이들의 내면 세상은 기본적으로 덜 부정적이고 훨씬 더 조화로운 분위기를 풍깁니다. 이 행복감은 건강, 자유, 사랑하는 살마을 비롯한 인생의 모든 좋은 것들에게 감사합니다. 감사하는 마음은 행복을 부르는데, 자꾸 바라는 것을 멈추고 만족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거나 줄어듭니다. 두려움은 대개 미래에 대한 기대 때문에 생깁니다. 그러므로 깨어나 현재에 살게되면 두려움은 줄어듭니다. 두려움은 분리된 에고가 느끼는 나약함 때문이기도 합니다. 깨어나 안전을 보장받는 느낌이 커지면 그런 두려움은 줄어듭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서도 벗어나는데 그 이유는 죽음을 삶과 분리해서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 에너지가 많아집니다. 행복이나 만족감을 추구하지 않으므로 정말로 흥미를 갖는 것이나 순수한 열정의 대상에 그 에너지를 씁니다.
  • 전보다 더 깊고 진실한 자아를 발겹합니다. 이 자아는 단단하고 강하며,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 쓰지 않고 쉽게 모욕당하지 않으며, 인생의 부정적인 사건들이나 불쾌한 일에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이렇듯 평정심을 잃지 않습니다.

관념적 특징

  • 정체성과 소속감이 필요없어집니다. 특정 종교나 국가에 소속될 필요도, 직업적 경력이나 사회적 성취감으로 인정받을 필요도 못 느낍니다.
  • 깨어난 사람은 대우주적인 넓은 관점을 갖습니다. 배타적인 자기만의 문제에 골몰하지 않습니다. 윤리적으로 책임감 있는 삶을 살려고 합니다. 사회적, 세계적 문제들이 그들 개인적인 문제들 만큼이나 심각하고 중요합니다.
  • 더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윤리적이고, 더 이타적이고, 더 자비롭습니다. 모든 인간 존재에게 차별 없이 베풀고 싶어합니다.(집단 정체성이 사라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 자연스럽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감사한 마음은 열린 마음과 호기심도 부릅니다. 깨어난 사람은 삶을 당연히하지 않기 때문에 낯설고 새로운 것에 늘 열려 있습니다. 세상에는 알아야 할 것이 많다고 느끼므로 이미 알고 있는 것에 안주하지 않습니다. 도전을 좋아하며 여행도 좋아합니다. 그런 점에서 어린아이와 비슷합니다.

행동적 특징

  •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은 이상주의자가 되어 사람들에게 봉사하고, 어떤 방식으로든 인류에 공헌하고 싶어 합니다.
  • 아무것도 하지 않기를 무척 좋아합니다. 이들은 무위, 고독, 고요에 심취합니다. 수면 상태의 사람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기가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그때 내면의 불화와 만나고 생각의 격동과 대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몰두할 다른 외부적인 활동이나 관심거리를 강박적으로 찾습니다. 하지만 깨어남 상태, 즉 내면이 조화로운 상태라면 우리는 존재 안에서 편하게 쉴 수 있습니다. 이 고요와 무위가 지극히 행복하게 편하게 합니다.
  • 물질을 축적하고 싶은 충동이 사라집니다. 물건, 부, 사회적 위상, 성공 혹은 권력을 축적하는 일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 깨어난 사람은 자율적이라 내면이 시키는 일에 집중합니다. 문화가 말하는 가치들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않습니다. 깨어난 사람은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거나 다른 사람이 기대하는 것을 하기보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하며 살아갑니다.
  • 더 깊은 인간관계를 맺습니다. 공감 능력과 자비심이 좋아져 이해심과 참을성이 늘어나고, 따라서 타인을 덜 판단하게 됩니다. 집중하는 능력이 좋아지기도 합니다.

우리는 지금 위기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전례없이 서로 연결되어, 동정심으로, 영적으로 깨어나는 시대입니다.
그만큼 전례 없이 위험한 시대이기도 합니다. 물질주의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이 많지만,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이 물질주의적 이상향에 빠져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이 자연과의 연결을 감지하고 있어
환경 문제에 대한 염려가 크지만, 각국의 정부들과 세계적 기업들이 여전히 지구를 자원 착취 대상으로만 보고 있어
지구가 빠르게 파괴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위기가 곧 깨어남을 부를 수도 있습니다.
지금의 사회적 격변은 우리 개인들이 급작스러운 깨어남 직전에 겪는 심리적 격변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진화의 길에는 역행은 없습니다. 집단적 깨어남이 임박했다고 저자는 분명히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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