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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전시

2022 서울국제도서전 이수지 그림책작가 강연

붓프레스 2022. 6. 3.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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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국제도서전

 

기간: 2022.06.01 – 06.05 

장소: 코엑스 A홀

입장료: 성인 10000원 학생 5000원


 

서울국제도서전이 6월 1일부터 시작되었어요.

서울국제도서전은 전국도서전시회로 시작했던 1954년부터 지금까지

70년 가까이 출판사, 저자, 독자가 한자리에서 만나는 우리나라의 가장 큰 책 축제라고 합니다. 

 

평소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안 갈 수가 없겠죠!

6월 2일에 제가 좋아하는 그림책 작가 이수지 님의 강연이 마련되어 있어서

미리 예약을 했어요. 100석 정도가 나왔는데 1시간도 안돼서 매진된것 같아요.

국제도서전은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지만 강연은 무료였는데요. 막상 가보니

자리가 비는 곳도 많고 강연 장소가 오픈 된 곳이라

밖에서 서서 봐도 충분하겠더라고요.

 

 

국제도서전 모습
국제도서전 전시 입장 팔찌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사람이 정말 많았어요.

복잡하긴했지만 이제 정말 팬데믹도 끝난 것 같고, 활기가 넘쳐서 기분이 좋았네요.

행사도 많아서 구경거리가 많았어요. 그렇지만 저는 강연을 들을 목적이 컸기 때문에 바로 강연장으로 향했습니다.

 

행사측에서 강연 사진은 못찍게 하셔서 안찍었는데요. 좋은 이미지 자료가 많았는데 아쉽네요.

이수지님은 최근에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수상한 그림책 작가님이에요.

대표작으로 <파도야 놀자>, <거울>, <여름이 온다>가 있어요.

 


[이수지-그림으로 그대에게 반 발짝 다가서기]

 

1.

그림으로 이루어진 이야기의 세계

그림+책

 

작가님은 그림책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하셨어요.

그림책은 그림이 중요하다고요. 이야기를 담는 그릇이라는 단순한 의미의 책이 아닌,

책이라는 물건 자체에 이야기를 더 많이 넣은 그림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하셨어요.

 

파도야 놀자, 여름이 온다, 우로마

 

 

작가님의 책 <파도야 놀자>, <여름이 온다>, <우로마>의 공통점이 있었는데요. 무엇일까요? 질문하셨어요.

정답은 표지에 나온 아이가 모두 뒷모습인거였어요. 출판계에서는 표지를 임팩트있게 디자인하는데 연이어 뒷모습을 그린 걸

작가님도 나중에 깨달으셨다고 해요. 그만큼 의도가 없었고 작업을 이어나가면서 생각이 패턴이 되면서 그렇게 된거 같다 하셨어요. 

뒷모습을 그린 이유로 <우로마>는 아이와 캔버스와의 교감을 그린 책인데 뒷표지는 캔버스 시점에서 아이를 본 풍경이라고 해요.

이렇듯 독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기 위해서였던거 같다고 하셨어요. 덧붙여 '뒷모습은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와 진실은 뒤편에 있다라는 말이 있듯 뒷모습은 꾸밀수가 없고 그래서 더 많은것을 읽을 수 있다고 설명하셨어요.

 


2. 그림을 읽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나의 명원화실>의 한 장면을 보여주셨는데요. 이 책은 작가님의 유년시절 이야기를 반 넣어서 만든 책이에요.

그림은 화실에서 처음으로 수채화를 그렸을 때의 모습이었어요.

뭐든 많이 하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한 가지라도 빠져들어서 했다면 괜찮은 유년시절을 보낸게 아닐까하는 말도 덧붙이셨어요.

이 그림은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그림에서 차용한 커텐, 의자 그리고 화가의 뒷모습을 가져오셨다고 해요.

그림책의 한 장면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볼 수 있어서 재밌었어요.

 

작가님은 그림책을 무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영국에서 북아트를 공부했는데 첫번째 과제가 학교의 장소에 관한 책을 만드는게 미션이었대요.

교수님이 가져오신 상자에서 뽑기를 해서 학생들은 식당, 도서관 같은 걸 뽑았다는데요,

이수지 작가는 그 많은 장소 중에서 "책상 밑"을 뽑았다고 해요.

고민을 하다가 책상이 무대처럼 보인다고 생각했고, 다리가 있으니 세상이 반만 보이는 무대를 만들자고 결심하셨대요.

또 장난감 박물관에 갔는데 종이로 만든 조립식 무대를 보고 <책상 밑 테이블 앨리스를 위한 극장>이라는 책을 만들었어요.

2D가 3D가 되는 상황을 상상한거죠.

 

그후 논문을 쓰면서 책을 만들어야했는데 앨리스를 주제로 하기로 하셨대요.

방안 벽난로를 보는데 무대인데? 싶어서 여기에 무대를 설치해서 사진찍어서 책을 만들자고 결심했대요. 

 

이수지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책 내용은 무대 위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공연하는 장면이 나와요. 

그러다가 마지막에 그 무대는 벽난로인게 밝혀지죠.

무대는 벽난로일 뿐이었고 이건 책의 한장면일 뿐이었어요.

뒤쪽에 "이 모든 것이 한낱 꿈이었던가"하는 루이스캐롤의 묘비명에서 책의 내용과의 연관성을 느낄 수 있죠.  

그리고 책 전반에 책장을 넘기는 손이 보이는데요, 독자의 손이 있어서 페이지를 넘겨야 이야기는 계속 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해요.

 

작가님은 책이란건 무엇인가를 실험해보고싶은 생각이 컸던것 같아요.

책이 출판되고 이런게 출판된단 말이야?하면서도 자신감을 얻었다고 해요.

 


3.  이수지 작가의 그림책

 

1. 거울 :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넘나드는 지점.

 

2. 파도야 놀자: 경계삼부작 중 대표작.

 

3. 그림자 놀이: 책의 제본선이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나타냄 .

 

4. 이 작은 책을 펼쳐봐: 앨리스의 꿈 속의 꿈 속의 꿈과 다르지 않은 책 속의 책. 어떤 세계로 들어가 끝까지 갔다가 다시 밖으로 나오는 구조.

 

5. 물이 되는 꿈: 하나가 되고 순환되는 물을 표현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하는 고민에 병풍식 제본으로 뒤로 갔다가 다시 앞으로 가는 구조로 제작. 노래를 들으면서 자유롭게 순서없이 그렸음 그림을 펼쳐놓고 어떻게 이으면 좋을까 고민하면서 작업. 느낌을 표현하는 책. 물로 그리고, 한가지 파랑색으로 그리자로 제한. 책은 묘한 물건이다. 관습적이면서 관습의 범위내에서 다양한 실험이 가능하다. 낭창낭창하면 좋겠고 질감은 적당, 표지와 내지가 분리되었으면하는 여러가지 제한을 놓고 작업. 

 

6. 우리 다시 언젠가 꼭 : 이번에 나오는 신간이에요. 서로를 그리워하는 손자와 할머니의 이야기를 그렸어요. 종이가 양쪽에 있는 사람을 가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서 종이 중간에 펀칭을 해서 서로를 볼 수 있게 했어요. 4년 전 처음엔 할머니와 아이의 유대관계만 생각했는데 코로나 이후 우리의 상황과 맞아떨어져 보고싶은 사람을 보고싶을 때 보는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에 대해 생각했다고 합니다.. 텍스트보다 그림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무궁무진하고 그림이 어떻게 구현되는지 중요했다고 합니다.

 

7. 바캉스 프로젝트: 그림책 작가들의 모임이에요. 그룹의 취지는 휴가처럼 재밌는 일을 해보자이고 한 해에 한권 만드는 목표라고 합니다.

 

8. 여름이 온다: 시골에 살때 마당에서 아이들이 놀면 놀이의 끝은 물놀이로 끝났었대요. 물놀이하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는데 그 시기에 비발디 여름 삼 악장을 즐겨들었었대요. 이런 여러가지가 결합해서 그림책을 만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베토벤의 악보를 보게 되었는데 아름다운 드로잉처럼 느껴져서 아이디어를 얻으셨대요. 어떤 책들은 이야기가 재밌어서 넘어가는게 있지만 음악처럼 귀를 열고 들으면 스스륵 빠져나가는 과정을 즐기는 그런 그림책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만드셨다고 합니다. 페이지를 넘기는 동안 온전히 자기안의 변화를 느끼길 바란다고 하셨어요. 책을 읽고 난 후기 중에 음악이 없는데 음악이 들린다는 말이 가장 인상깊었다고 하셨어요. 글 없는 그림책을 읽는 방법은 없고 눈으로 하나하나 훑으며 단서를 조합하고 이야기를 만들어가는게 중요하다고 하셨어요. 그만큼 독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요. 정답이 없으니 즐기면 좋겠고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아이와 만난다는 생각으로 읽어주면 좋다고도 하셨어요. 그 순간을 즐기면 그게 그림책의 힘이라는 말이 좋았습니다. 

 

이수지 작가는 책이기때문에 즐거웠으면 하는 바람이 있대요.

순수예술가의 나와 그림책작가로의 나는 다르다고 생각한대요.

'나'를 걸러내면서 그림책 작업을 한다고 합니다.

그림책은 종이, 인쇄 등등 많은걸 고려해야하는 것도 특징이에요. 

 

한 시간 남짓의 강연이 끝나고 질문을 받았는데요.

질문과 답도 좋아서 기록해봅니다.

 

 


질문

 

  1. 물과 파란색이 주는 영감이 궁금하다 : 의도가 있진 않았다. 선이 유려하게 지나가는 느낌을 좋아함. 이어지고. 물의 자유로운 속성을 좋아함. 모든것이 하나로 이어지고 어디로든 갈수있고 담기는 것에 따라 달라지는게 작가로서 유연한 마음을 가지는데 중요하다 생각. 파란색은 내가 파랑을 좋아하나보다.. 하지만 색은 제한적이지만 다양하게 쓴다. 
  2. 여전히 그림책은 어린이들만 읽는 책이다. 그런 편견을 없애줄만한 책이 있을까요? : 저의 모든 책이요.(웃음) 그림책이 0-100세까지 보는 책이라고 하는데 연령을 제한하지 않는다. 그림책은 전연령의 아이를 위한 책이다라는 표현을 좋아함. 안에 아이가 있는 모든 분들은 그림책을 좋아할 것이다. 외국의 북페어에서 놀란점이 그림책의 다양성. 말도 안되는 그림책이 다양하게 있어서 풍부했다. 그림책을 때마다 다르게 보이는걸로 내가 성장했구나 하는 경험. 볼때마다 새롭게 느끼는 . 처음에 어린이를 위해 만든거고 그래서 자유로워진것. 어린이는 자유다 어린이가 독자인게 고맙다 덤으로 어른이 보는것이라 생각.
  3. 이번 책 <우리 다시 언젠가 꼭> 표지에 전면으로 쓰인 노란색이 이수지 답지않은데 노란색을 이유. 늘 여자아이만 주인공으로 그리다가 이번에 남자아이가 나오는데 의식한건지: 이번엔 타공에 집중. 구멍을 뚫고 도드라지게 보이려면 색을 최소화해야한다. 페이지 마다 색이 다르기 때문에 아이의 피부색이 다양하게 표현되는게 인상적이다는 미국 평이 인상깊었음. 아이가 다르게 표현되는것. 피부색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다양한 에너지를 표현하고 싶다. 남자인지 여자인지 일부러 헷갈리게 그림. 
  4. 경계 삼부작을 좋아함. 책의 경계선을 책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계기가 궁금하다 : 회화를 했기때문에 면에 선이 있는게 매우 거슬렸음 그런데 지점이 재밌다고 생각함. 원래 있는걸 가지고 주장해보자.
  5. 작업할 때 힘이나 에너지를 어디서 얻는지, 작업 호흡이 긴데 그 시기를 어떻게 보내시는지 : 해보고싶은게 몇가지가 있는데 해볼 기회가 생긴다. 하고 싶은것들을 엮어내는걸 재밌어한다. 책이라는 형태를 궁금해함. 재미를 찾아다님. 계속 재밌어서 찾아다닌다. 누구나 그렇듯 일이 되면 재미없다. 처음 아이디어가 제일 재밌고 그후 과정은 수련과정이다. 보고싶은 상태를 생각하면서 그냥 간다. 내가 이렇게 하지않으면 내가 보고싶은 결과를 볼 수 없으니 보고싶다는 생각으로. 중간에 회의감은 따라오는거라고 생각하며 받아들인다. 처음에 재밌었던 순간을 떠올리며 간다. 
  6. 강연에 자유라는 말이 자주 나왔는데, 무엇으로부터 자유인지 궁금 : 자유라는 자체를 좋아함. 유연한 생각, 부드럽고 헤엄치는 내가 도달하고 싶은 상태. 무엇으로부터 자유롭다가 아닌 매순간 내가 하는일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내가 할 수 있는걸 펼칠 수 있다는 감각. <여름이 온다> 작업을 음악을 들으면서 작업하는게 좋았다. 작업을 할 때 완전히 들어가서 객관적으로 느끼는 순간을 위해 작업을 . 안들어가지고 의식적으로 애를 쓰면 못쓰는 그림이 된다. 내가 그럴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함. 만들 때 폭발적인 즐거움을 위해 자유로워지려고 노력함. 작업자들이 초기에 워크샵하면서 아이들로부터 배우는게 많음. 충족감이 있을 때 자유로워진다고 느낌. 
  7. 작가님의 대학원생 초기 작품들은 단절됐는데 지금은 소통적인 모습을 많이 보인다. 시간이 흐르면서 작품의 연결성을 어찌 찾았는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2002년에 출간함. 20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같은 점도 다른 점도 있음. 모든 그림책이 좋진 않다. 좀더 잘그릴걸하는 후회도 . 내가 상태가 아니면 못했을것이다 싶은 그림책도 있다. 그런 과정을 거치니 앞으로 만들 그림책을 기대하게 된다. 독자를 만나고 나도 성장했고, 아이를 실제로 키운 경험도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전체의 그림책이 가지고 가는 여정들이 있을것이므로 앞으로도 기대를 하며 만들고 싶다. 작가가 이렇게 저렇게 보는거야 하고 에필로그를 남기면 독자가 자유롭게 기회를 잃는다. 어렵다는 평에는 어려우면 안되는데, 어려워서 좋다는 두가지 생각이 공존한다. 앞으로도 작가의 말은 남기지 않을 것 같다.

 

 

 

이수지 작가님

아쉬워서 이수지작가님만 나오게 사진 찍었어요.

처음으로 강연을 듣는데 정말 재밌게 잘 들었고 유머러스하시고 따뜻한 성격이셔서 더 좋아졌어요.

신간에 대한 이야기를 재밌게 들어서 곧 나오면 꼭 구입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앞으로도 하고싶은 작업 즐겁게 하시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수지 작가의 그림책을 읽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간직하며 글을 마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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