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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전시

앤서니브라운 원더랜드 뮤지엄전

붓프레스 2022. 8. 19.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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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브라운 원더랜드 뮤지엄전

기간 2022.04.28.(목) ~ 2022.08.31.(수) *매주 월요일 휴관
시간 10:00 ~ 19:00 (매표&입장마감 18:00)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
티켓: 성인 20,000원 / 유아 13,000원


지인분과 앤서니 브라운 전에 다녀 왔어요. 전시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그나마 평일에 덜 붐비겠지 싶어서 정한 금요일 오전 10시. 유치원 체험학습으로 견학온 아이들이 많더라고요. 오전임에도 북적였어요.

앤서니 브라운은 우리나라 아이들이라면 한번쯤은 그의 책을 봤을 만큼 유명한 그림책 작가인데요. 1946년에 출생한 영국의 동화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리즈 예술대학에 입학해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하고 졸업한 뒤 3년 동안 맨체스터 왕립병원에서 의학 전문화가로 일했는데, 이때의 경험은 그림책에 세밀한 사실 표현을 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하네요.

후에 15년간 고든 프레이저(Gordon Fraser) 갤러리에서 연하장을 디자인했고 연하장을 디자인 하면서 다양한 스타일과 주제를 경험했으며 그의 그림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수채물감을 사용한 세밀화 기법을 연마했다고 합니다.

1976년 해밀턴 출판사에서 낸 《거울속으로: Through the Magic Mirror》가 작가로서의 첫 번째 책입니다. 이후 1983년 그가 직접 쓰고 그린 《고릴라: Gorilla》와 1992년 《동물원: zoo》으로 두 차례 영국의 권위 있는 그림책 상인 ‘케이트 그린어웨이 메달’을 받았고, 2000년 그림책 작가로서는 최고의 영예인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을 수상했습니다.


앤서니브라운 원더랜드 뮤지엄전은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에서 열리고 있어요. 오랜만에 방문한 예술의 전당이네요.

서초구 문화버스를 아시나요? 남부터미널 역 5번 출구 앞에서 운영되더라고요. 서초구 내 문화시설 이용객 대상으로 무료로 운행하고 있어요. 탑승 시 티켓을 보여주면 됩니다. 단 1시간 간격이라 저희는 마을버스 22번 타고 예술의 전당에 도착했어요. 날이 괜찮으면 남부터미널역에서 걸어서 가도 15분 정도랍니다.

입구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환영해주고 있어요. 도슨트 프로그램은 평일 1시, 3시, 5시 / 주말 11시 15분, 1시, 3시 15분에 진행된다고 해요.


1 . 프롤로그

들어서면 전시 개요가 보입니다. 아래 순서입니다. 그런데 전시를 보면 순서가 바뀐 부분이 있더라고요. 순서는 참고만 하면 좋을 것 같아요.

1. 프롤로그
2. 어니스트의 멋진 하루
3. 가족
4. 월리
5. 어린이 눈으로 본 세상
6. 초현실주의와 셰이프게임
7. 앤서니 브라운의 동반자, 한나 바르톨린
8. 배경에 숨긴 디테일
9. 고릴라와 꼬마곰
10. 앤서니 브라운의 빌리지
11. 셰이프게임
12. 에필로그

전시 출품도서도 소개되어있어요. 첫작품인 거울속으로 부터 최근작인 어니스트의 멋진하루까지 33작품이 앤서니브라운 원더랜드 뮤지엄전에서 함께해요.

앤서니 브라운 책에 나오는 인물들로 만든 인형이 너무 귀여웠어요.


2. 어니스트의 멋진 하루

<어니스트의 멋진 하루>는 앤서니 브라운이 그림책 작가로서 첫 발을 내딛으려 하던 1974년 처음 구상했으나 당시에는 출간되지 못했던 이야기를 거장의 반열에 오른 지금 새롭게 그려 발표한 작품입니다. 첫 그림책을 구상할 때 앤서니 브라운은 어린 시절 부모님이 종종 읽어주던 길을 잃은 코끼리의 이야기를 기억해내 아기 코끼리가 엄마와 다시 만났을 때 자신이 느꼈떤 안도의 기분을 생생하게 떠올렸습니다. 그림책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아직 별로 아는 것이 없었지만,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와 존 버닝햄 등 당대 유명 그림책 작가의 스타일과 1960년대 레코드판 표지도 참조하며 초안을 제작했습니다. 초안을 해미시 해밀턴 출판사로 보냈을 때 편집자는 이야기를 마음에 들어했지만 책으로는 발표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때 만난 편집자 줄리아 맥레이는 이후 20년간 브라운이 발표한 작품의 편집자를 맡아 브라운이 세계적인 작가로서 성장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앤서니브라운은 <어니스트의 멋진 하루>에서 미지에 대한 호기심, 타인에 대한 무관심, 예기치 않은 도움 그리고 가족과의 재회 이야기를 따뜻하고 재치 있는 서사로 풀어냅니다.


이미지를 보자마자 디테일에 감탄했어요. 원본의 해상도가 300이라면 그림책으로 보는건 해상도 72로 봤던 것 같았어요. 원화 사이즈는 큰 편은 아니었는데 수채화와 색연필을 섬세하게 사용해서 한 면을 정교하게 채운 스킬에 너무 만족감이 크더라고요. 멋있었어요!

<어니스트의 멋진 하루>의 초안인 <코끼리> 원화도 볼 수 있었어요. 거장의 출간되지않은 첫 더미인 셈인데, 역시 이미지 완성도는 높았어요.

<이상한 놀이공원>을 해석한 다른 작가의 조형작품도 재미를 더해주었어요. 동물이 인간목마를 타는게 재밌어요. 책에 나오는 부분이라고 합니다.


3. 가족

앤서니 브라운은 가족 구서원 사이의 관계와 미묘한 심리를 절묘하게 파고듭니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가족의 모습은 어느 정도는 작가 본인의 가족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본 섹션에선 앤서니 브라운의 작품에서 자주 중요하게 등장하는 가족 이야기를 조명해보고자 합니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우리 아빠가 최고야> 주인공 아빠는 앤서니 브라운이 아직 10대 후반일때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오마주입니다. 작가의 책에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고릴라 캐릭터는 강하지만 동시에 자상하고 섬세한 소유자였던 아버지를 상징합니다. 1989년작 <터널>에 등장하는 남매의 이야기는 브라운 형제의 유년 시절 경험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2020년작 <넌 나의 우주야>는 앤서니 브라운 본인의 딸과 손녀, 나아가 세상의 모든 소녀들에게 바치는, 마음이 따스해지는 작품입니다.

순서대로 <우리 아빠가 최고야>, <우리 엄마>, <우리 형>이에요.

2020년작 <넌 나의 우주야>에서 가족 시리즈의 새로운 주인공인 브라운을 탄생시켜요. 여자형제에 대한 책을 만들 계획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고 나서 고민하다가 자신의 딸 엘렌을 주인공으로 만들었대요. 당찬 느낌이 마음에 들어요.

전시장 한 곳을 방 안처럼 꾸며놓았어요.


4. 어린이 눈으로 본 세상

이번 섹션에서는 어린이들이 세상을 알아가며 부딪힐 수 있는 각종 어려움과 이와 관련한 미묘한 심리 변화를 세밀하게 묘사한 작품들을 조명해 ‘어린이의 시각’으로 세계를 묘사하는 앤서니 브라운의 예민한 통찰력을 살펴봅니다. 대표적으로 케이트 그린어웨이상을 받은 1992년작 <동물원>은 가족과 함께 동물원에 놀러간 형제의 미숙하고 때론 동물과 다르지 않은 행동 그리고 가족 사이의 소통 부재를 동물원 울타리 속 음울하게 묘사된 동물들과 절묘하게 대비시킵니다. 2010년 작 <나와 너>에서는 영미권에서 널리 알려진 동화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를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다시 한번 힘 없는 약자의 이야기를 우리 앞에 펼쳐놓습니다. 2011년작 <기분을 말해봐>는 아기 침팬지 ‘아치’를 주인공으로 어린 아이가 느낄 수 있는 온갖 감정을 다양한 색감과 따뜻한 화풍으로 풀어냈습니다. 2019년에 발표된 <나의 프리다>는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의 어린 시절 일기에서 영감을 얻어 외톨이 소녀 프리다가 상상 속 친구를 만나 고난을 극복하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나와 너> 원화 입니다. 골디락스의 이야기는 잿빛톤으로 곰 가족은 색연필로 표현해서 대비를 주었다고 하네요.

앤서니 브라운의 <프리다> 속 프리다 칼로 조형도 만들어놓았더라고요.


5. 윌리

온화하고 사려깊은 침팬지 윌리는 앤서니 브라운을 대표하는 캐릭터로서 작가의 유년기 분신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윌리는 브라운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약자를 상징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약자의 처지에 놓여 있는 어린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충분히 공감하고 그 감정에 이입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앤서니 브라운의 여러 작품에 등장하는 윌리는 악당 벌렁코에 맞서기도 하고 우리에게 친숙한 고전 미술 작품 속에 주인공으로 모습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또 비구름이 자기만 쫓아다닌다고 한탄하기도 합니다.

침팬지 윌리예요. 어딘가 구부정하고 불안한 구석이 보이기도 합니다.

<미술관에 간 윌리>를 원화로 보니 원작에 비해 뒤지지않는 감동이 있었어요.


6. 초현실주의와 셰이프 게임

셰이프게임(shape game)은 한 사람이 먼저 아무 형태를 그리면 그 다음 사람이 이어서 그림을 완성하는 놀이로 앤서니 브라운이 어린 시절 형과 함께 했던 게임입니다. 르네 마그리트, 조르조 데 키리코, 살바도르 달리 등 초현실주의 거장들의 작품에 큰 영향을 받은 브라운은 셰이프게임을 통해 마치 초현실주의자들처럼 일상 생활의 평범한 인물과 오브제를 새로운 무언가로 변화시킵니다. 이번 섹션에서는 작가의 작품에 강하게 드러나는 초현실주의 예술의 영향과 셰이프게임의 연결점을 탐구합니다.

앤서니 브라운이 초현실주의 작품 처럼 해석해서 그린 <앨리스>예요.

앤서니 브라운의 첫작품인 <거울속으로>예요.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을 오마주한 장면이 보이죠.


7. 앤서니 브라운의 동반자, 한나 바르톨린

1962년 덴마크에서 태어난 한나 바르톨린은 50권 이상의 그림책을 펴낸 덴마크의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덴마크 콜딩 디자인 학교에서 5년간 일러스트레이션과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했고 이후 본격적으로 그림책 작가로서 활동하기 전 신문과 잡지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1995년 샤를로테 사이에르 페데르센이 글을 쓴 첫번째 그림책 <in seventh heaven>을 출간했습니다.

이 친숙한 코끼리의 이름은 칼이라고 해요. (한글판 이름은 코비) 한나 바르톨린이 일러스트를 그렸다고 하네요.

한나 바르톨린은 심플하고 그래픽적인 구성으로 그림을 그리더라고요. 부부의 일러스트레이션 스타일 차이가 커서 흥미로웠어요.


8. 배경에 숨긴 디테일

앤서니 브라운은 그림의 배경에 작고 재미난 디테일을 숨겨놓고는 합니다. 브라운의 작품에서 엿볼 수 있는 초현실주의의 영향 중 하나로, 작품 곳곳에 숨어 있는 작은 디테일들은 마치 어린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것처럼 때로는 엉뚱하지만 종종 작품의 전체 서사와 중요한 플롯을 암시하기도 하지요. 이는 앤서니 브라운이 독보적인 그림책 작가로 인정받도록 만들어 주는 중요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치 숨은 그림 찾기처럼 작품 속에 숨겨져 있는 시각적 장치와 상징을 살펴볼까요?


한국에서 앤서니 브라운을 가장 크게 알린 <돼지책>이에요. 이 작품에서도 장면 곳곳에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를 상상해 볼 수 있는 상징들이 많이 숨겨져 있다고 하네요. 돼지로 변하기 전에 식탁, 자켓, 벽지 등등에 돼지들이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도 앤서니 브라운 책 중에 가장 재미있으면서 현실을 잘 반영하는 책이 아닌가 싶어요!


9. 고릴라와 꼬마곰

고릴라와 꼬마곰은 앤서니 브라운을 단연 대표하는 캐릭터입니다. 브라운은 1970년대 연하장 디자인 일을 하면서 두 캐릭터를 처음 만들어냈습니다. 그림책 작가 경력 초기에 출판사로부터 대중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은 브라운은 꼬마곰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삼아 어린이를 비롯해 더 넓은 독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책을 만들어냈고 이는 세계적인 대 작가가 될 주춧돌 노릇을 하였습니다. 이후 1983년 출간된 <고릴라>는 예술적, 비평적 성공을 거두고 권위있는 케이트 그린어웨이상을 받았습니다. 본 섹션에서는 브라운의 작품세계에 있어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두 캐릭터, 즉 어릴 적 우상과도 같은 존재였던 아버지를 투영한 캐릭터 고릴라 그리고 꼬마곰을 집중 조명하고 다양한 매체로도 재해석해 봅니다.


친숙한 꼬마곰 캐릭터예요. 대중성을 확보하기 위한 앤서니 브라운의 노력이 엿보여요.

익살스러운 고릴라 캐릭터가 실제로 어릴적 우상이었던 아버지를 투영한 캐릭터라는 뒷이야기를 들으니 짠하게 느껴집니다.


10. 앤서니 브라운의 빌리지

여기는 따로 설명이 없어서 어떤 공간인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꼬마곰과 고릴라 섹션과 이어지는 것 같아요.

전시장에 작은 구멍을 뚫어놨는데 아이들에게 인기더라고요. 귀여웠어요. 여길 통과해서 들어가면 작은 세트장 같은 공간이 나옵니다.

작은 놀이터 처럼 꾸며놓았어요.


11. 셰이프게임

본 섹션에서는 앤서니 브라운이 만든 모든 책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인 셰이프 게임과 연관된 작품들을 좀 더 깊이 살펴봅니다. 2003년작 <애너니 브라운의 행복한 미술관> 그리고 덴마크의 거장 일러스트레이터 한나 바르톨린과 함께 만든 책 <꼬마곰과 프리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셰이프 게임에 대한 설명이 더 자세히 나와있고, 셰이프 게임을 할 수 있는 체험존이 마련되어있어요.


12. 프롤로그

마지막으로 앤서니 브라운의 말이 나오며 전시는 끝납니다.


+ 예술체험 프로그램


전시장 중간에 예술체험 프로그램도 운영중이었어요. 프로그램 예매는 전시 공식홈페이지에 안내되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트샵을 들르고 나왔어요. 앤서니 브라운의 서적과 엽서가 좀더 다양했다면 좋았을 것 같아요.

앤서니브라운 원더랜드 뮤지엄전 관람을 통해 앤서니 브라운의 작품 세계를 더 탐구해볼 수 있어 좋았어요. 초현실주의와 밀접하게 연결되어있는걸 알게되니 무심코 지나쳤던 앤서니 브라운의 책에서의 배경들도 더 눈여겨보게 되고 그 역할도 고민할 수 있게 되었네요. 무엇보다 압도적인 작품의 세밀함과 완성도를 직접 눈으로 보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네이버예약에서 예매하면 평일에는 성인 16,000원 유아 11,000원에 티켓 구입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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