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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i Ungerer 토미 웅게러 본문

관심사/그림책 작가

Tomi Ungerer 토미 웅게러

붓프레스 2022. 8. 2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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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미 웅게러(1931~2019)는 제2차 세계대전 때에 독일의 점령지였다가 지금은 프랑스 땅이 된 스트라부르크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그림을 좋아하여 디자인 학교에 입학했으나 중간에 그만두고, 오랫동안 유럽 각지를 돌아다니며 방랑 생활을 하다가 1956년 미국으로 이주하였다. 유럽 각지를 떠돌았던 웅게러의 젊은 시절은 빈곤과 병으로 일관하던 시기였다. 일자리를 찾던 웅게러는 어느 출판사 문앞에서 쓰러지게 되고, 웅게러의 품에서 그림을 발견한 편집장이 즉석에서 그림을 의뢰하게 됨으로써 웅게러는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게 되었다.
웅게러는 색다른 소재를 사용하여 독자성이 강한 그림책을 출간하였는데 달, 뱀. 악어, 낙지, 박쥐, 강도와 같이 외형적으로 볼품도 없고 연상되는 이미지가 악이나 부도덕을 나타내는 대상을 선택하여 작품을 그려 나갔다. 웅게러는 기성 사회가 만든 그릇된 가치관이나 선입견을 배제하고 자기의 관점에서 새로운 조명을 비추어 봄으로써,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해 내었던 것이다.
웅게러는 그림책 작가말고도 화가, 광고미술가, 조각가로도 활동하였으며, 기발한 착상과 빠른 전개가 돋보이는 그림, 그리고 그로테스크하며 시니컬한 웃음이 넘치게 하는 그림을 주로 그렸다.

 

희망하지 말고 맞서라!” 현실의 불합리한 것을 그림으로 증명하려고 노력했던 현실주의자이자 공상가풍자 아트스트였던 토미 웅게러’. 140여 권이 넘는 그림책을 작업한 그는 1998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을 받았으며, 2003년 일흔이 넘은 나이로 에리히 케스트너 상을 받았습니다.

 

출처 - 시공주니어

 


그림책 작품

* 표지 이미지와 상관없이 초판간행 순으로 나열.
*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것은 우리나라 표지와 제목으로 교체.

1957, The Mellops Go Flying

 

1957, 멜롭스 가족의 보물찾기 소동

출판사 소개:

영리하고 빠릿빠릿한 돼지 멜롭스 가족의 에피소드를 통해 미련하고 게으른 동물로 여겨져 온 돼지의 왜곡된 이미지를 깨뜨리고, 따스한 가족애와 훈훈한 이웃 사랑을 전한다. 또한 특유의 유머와 풍자를 만화풍의 귀여운 일러스트레이션에 담아 밝고 생명력 있게 그려 냈다.

어느 날, 멜롭스 씨는 다락방에서 낡은 상자를 발견했다. 상자 속에는 침몰된 해적선에 보물이 숨겨져 있다는 편지가 들어 있었다. 멜롭스 가족은 보물을 찾아 깊은 바닷속으로 떠난다. 그 밖에도 비행기를 만들어 첫 비행을 떠나 추락 사고를 당하지만 극복하고, 도서관과 박물관에서 자료를 찾아 기름 샘 찾기에 돌입하는 모험심과 탐구심, 협동심까지 가득한 멜롭스 가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멜롭스 가족, 하늘을 날다>, <멜롭스 가족의 보물찾기 소동>, <기름샘 찾기 대작전> 수록

 

 
 

1958, 크릭터

출판사 소개:

토미 웅게러가 1958년에 발표한 초기작이자 그의 출세작이기도 한 작품이다. 보아 뱀 ‘크릭터’가 우연히 외로운 노파와 한식구가 되어 지내는 모습을 그렸다. 크릭터는 품에 안겨 우유를 먹기도 하고, 제 몸으로 숫자와 글자를 그리기도 하고, 미끄럼틀이나 줄넘기가 되어 아이들하고 놀기도, 뚱뚱한 남자를 꽁꽁 묶는 끈이 되기도 한다.

저자의 작품 속에는 흉측하고 악이나 부도덕을 나타내는 연상시키는 대상이 종종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기발한 착상과 시니컬한 웃음이 넘치는 그림으로 기성 사회가 가지고 있는 그릇된 가치관이나 선입견을 재미있고 부드럽게 풍자하고 있다. 신랄한 독설가인 모리스 샌닥까지도 웅게러의 그림을 일러 ‘언어와 예술의 강렬한 결합’이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감상: 

토미 웅게러의 작품에는 유독 인간과 친하지 않은 동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문어, 뱀, 박쥐가 그렇다. 강아지나 고양이, 하다못해 동물원에서 볼 수 있는 코끼리만큼도 친근하지 않기 때문에 그 동물들이 인간과 함께 지내면 어떤 모습일지에 대한 모습이 잘 그려지지 않는다. 크릭터는 독이 있을 수도 있는 뱀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도 할머니는 처음엔 경계했다. 순한 뱀인걸 알고 그후로 보도 할머니는 크릭터를 위한 기다란 스웨터도 짜주고 긴 침대에서 잘 수 있게 해주었다. 본인의 직장인 학교로 데려가는데 크릭터는 아이들과도 잘 어울린다. 출판사 서평에 "토미 웅게러는 낯선 것을 혐오하지 않는 어린이의 본성에 기대어 하고싶은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고 적혀있다. 편견이 없던 어린 시절 우리는 벌레도 무서워하지 않고, 비둘기도 혐오하지 않았다. 자라면서 가지게된 잣대들로 어느새 뱀은 독이 있어 해로운 동물로 낙인을 찍은 것이다. 어린이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뱀을 친구처럼 받아들일 것이다. 도둑을 잡는 뱀을 보면서 어쩌면 뱀이 유용할 수 있겠다고 깨닫는 것은 어른들뿐이다.

 

 

1958, The Mellops Strike Oil
1958, 아델라이드
1960, Christmas Eve at the Mellops

 

1960, 에밀 위대한 문어

출판사 소개:

다재다능한 문어 에밀이 땅 위 세계로 올라와 펼치는 모험과 사람과 동물 간의 우정을 유쾌하게 담은 그림책이다.

어느 날 자모파르 선장은 바다 밑을 산책하다가 상어로부터 공격 당한다. 그때 에밀이라는 용감한 문어가 선장을 구해 주고, 선장은 생명의 은인 에밀을 땅 위의 세계로 초대한다. 그런데 알고 보니 에밀은 못하는 것이 없는 아주 다재다능한 문어였다. 다양한 악기 연주는 물론이고 여러 가지 동물로 변신하는 재주가 있다. 심지어 바다의 구조원으로 일하며 금세 사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다. 하지만 에밀은 평안하고 고요했던 바닷속 생활이 그리워지는데···.

그러던 어느 날, 에밀은 자모파르 선장이 일하는 경비선을 따라갔다가 밀수선을 발견하고 악당들을 쫓아낸다. 사람들은 에밀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경비선 이름을 '에밀'이라고 짓고 더 열광하지만 에밀은 바다로 돌아가기로 한다. 하지만 자모파르 선장은 에밀이 그리울 때면 바닷속으로 들어가 함께 바둑을 두며 변치 않는 우정을 보여 준다.

 

 

 

1961, 루푸스 색깔을 사랑한 박쥐

출판사 소개:

캄캄한 밤에만 생활하던 박쥐가 우연히 보게 된 낮 세상의 화려한 색깔에 매료되어 자신의 몸에 알록달록 색칠했다가 겪게 되는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다. 낮에는 동굴 속에서 잠자고, 밤에만 밖으로 나와 사냥하는 박쥐 루푸스. 낮 세상의 화려한 색깔을 보자 자신의 먹빛 몸 색깔과 캄캄한 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래서 몸에 알록달록 색칠해 멋지게 변신했지만 괴물로 오해한 사람들이 총을 쏘는 바람에 죽음의 고비를 맞는다. 다행히 나비 채집 학자 타르투로 박사에게 구조되어 낮 세상에 살게 되었지만 동굴 집이 그리워 다시 밤 세상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종종 박사를 찾아가 밤에 나방을 사냥하며 둘이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자신에게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커다란 용기와 도전 정신이 필요하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과 호기심은 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상상에만 그치지 않고 발을 내딛어 그 속으로 들어가 보는 사람만이 새로운 세상에 대한 환희를 느낄 수 있다. 비록 그 경험으로 인해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새로운 세상을 본 사람의 안목은 더 넓어질 것이고, 생각의 폭도 그만큼 확대될 것이다. 박쥐 루푸스도 마찬가지다. 밤 세상밖에 몰랐지만 처음 본 낮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넘어 동굴 밖으로 나감으로써 화려한 낮 세상을 알게 되었고, 루푸스의 세상은 그만큼 더 넓어졌다. 여전히 밤 세상에 살고 있지만, 루푸스의 세상은 낮을 포함한 밤 세상이다. 이제 루푸스는 낮 세상의 아름다움을 떠올릴 수 있고, 때때로 타르투로 박사를 찾아가 나방 채집을 도우며 우정을 나눌 수도 있게 되었다. 미지의 세계를 보기 위해 두려움을 떨치고 용기 있게 밖으로 나온 결과이다. 

 

이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보면 부정의 부정을 통한 긍정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낮 세상의 화려한 색깔을 보고 난 뒤에 먹빛과 잿빛뿐이어서 마음에 들지 않았던 밤 세상(부정) → 온갖 화려한 색깔로 아름답지만 위협적인 요소가 많았던 낮 세상(부정) → 그래서 다시 밤 세상으로 돌아왔지만 예전처럼 싫기만 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행복이 가득한 밤(긍정). 그래서 이제 나방을 잡으며 박사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밤은 이야기의 처음에 등장한 밤과는 전혀 다른 밤이 된 것이다. 이처럼 꿈을 향한 도전의 경험은 달라진 것 없는 현실을 더 긍정하게 만들 수도 있다. 박쥐 루푸스도 동경하던 낮 세계에 대한 무모한 도전 덕분에 낮 세상의 실체를 알게 되었고, 박사와 친구가 될 수 있었고, 현실을 긍정할 수 있는 힘이 생긴 덕분에 밤 세상이 더욱 행복하게 되었다. 루푸스에게 밤은 밤대로, 낮은 낮대로 좋고 행복한 시간이 된 것이다. 그리고 루푸스는 이제 알게 되었다. 동경하던 세계와 현실 세계, 천연색과 흑백의 세계, 낮 세상과 밤 세상……. 어느 한 곳이 절대적 우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의미가 있다는 것을. 그리고 꼭 화려한 것만이 아름다운 것은 아니라는 것을

 

감상:

박쥐는 까맣고 어둠속에만 활동하다가 우연히 밤에 보게된 자동차 극장의 영화 속 아름다운 색을 보고 빛을 동경하게 된다. 해가 뜰 때를 기다려 낮 세상에 나타난 박쥐는 자신의 몸을 색으로 칠한다. 배 쪽에는 별모양으로 칠한다. 그 모습이 화려하게 보이고 싶은 박쥐의 인정욕구가 드러난다. 하지만 이내 좌절되고 타르투로 박사에 의해 치유된 박쥐는 자신의 본모습으로 돌아가는 흐름으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이 책은 많은 대비로 이루어져있다. 박쥐가 처음 색을 알게된 천연색 영화와 흑백영화의 대비, 알록달록한 박쥐를 보고 놀란 사람들과 박쥐를 도와주는 타르투로 박사, 낮에 활동하는 새, 나비와 밤에 활동하는 박쥐, 나방.. 낮과 밤, 빛과 어둠 어느 것이 좋고 나쁘다고 말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준다.

 

1962, Snail. where are you?
1962, 세 강도
1963, Come into My Parlor
1963, Frnaces Face-Maker : A Going-to-Bed Book

 

1963, The Mellops Go Spelunking, 멜롭스 가족의 동굴 탐험

출판사 소개:

멜롭스 가족은 멋쟁이 신사이자 좋은 아버지인 멜롭스 씨와 식구들의 모험을 걱정스럽게 지켜보며 돕는 멜롭스 부인, 그리고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네 아들 카시미르와 이시도르, 펠릭스, 페르디난트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영리하고 모험심과 탐구심이 강한 돼지 가족으로 갖가지 상황 속에서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위험한 상황을 극복해 나간다.

 

1964, One. Two. where's My Shoes?
1964, One. Two. where's My Shoes?
1964, One. Two. where's My Shoes?

 

1966, Orlando. the Brave Vulture
1966, 달사람

출판사 소개:

맑은 날 밤 하늘을 보면, 달 속에 무엇인가가 있는 것처럼 어른거린다. 그래서 옛부터 옥토끼가 떡방아를 찧는다느니, 선녀 항아가 산다느니 하는 이야기가 전해왔다. 사람이 달에 발을 내디딘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달은 바라보는 사람에게 상상의 나래를 펴게 한다. 토미 웅거러의 <달 사람>은 이러한 상상에 바탕을 둔 그림책이다.

 

혼자 높다란 하늘의 달 속에서 몸을 웅크리고 앉아 지구 사람들이 모여 춤추는 모습을 부러워하던 달 사람. 달 사람은 별똥별을 타고 지구로 내려오나, 지구 사람들은 달 사람을 외계의 침입자로 여기고 감옥에다 가둔다. 달 모양이 바뀌면, 달 사람도 모양이 바뀌는 지라, 달 사람은 그믐달이 되자 쇠창살을 빠져나와 무도회장으로 간다. 그런데 음악 소리가 너무 크다고 이웃 사람이 신고하는 바람에 달 사람은 멀리멀리 도망을 치게 된다. 여기서 달 사람은 분젠 반 데르 둥켈 박사라는 과학자를 만나, 지구에서 처음으로 환대를 받고, 결국은 이 사람의 도움으로 달에 다시 돌아가게 된다. 외로운 달 사람이 지구 사람들하고 어울리고 싶은 나머지 지구로 내려오나 외계의 침입자로 여겨져 큰소동이 일어난다든지, 아무도 달 사람을 환대하지 않는데 사람들에게 잊혀진 과학자인 분젠 반 데르 둥켈 박사만이 달 사람을 알아보고 환대한다든지 하는 내용은 자못 풍자적이다.

 

지구 사람들하고 생긴 모습이 다른 달 사람은 아무런 근거없이 침입자로 간주되고, 다른 사람들하고 생각이 다른 과학자 반 데르 둥켈 박사는 아무도 인정을 해주지 않으니 말이다. 이 작품은 자신들과 모습이나 생각이 다른 이들을 이 사회가 어떻게 취급하는지 자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서 작가는 다양성이 인정되고 서로에 대한 관용이 있어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달 사람은 가장 자기다운 특성 - 달 모양에 따라 자기 모습도 달라지는 것 - 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반 데르 둥켈 박사는 묵묵히 수백 년 동안 연구해왔던 달 나라행 우주선을 발사시킴으로써 과학의 새로운 단계를 개척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품 속에서 반 데르 둥켈 박사는 연금술사나 마법사처럼 그려져 있는데, 웅거러는 이를 통해 사람들이 과학이라는 이름 아래 인간 내면의 호기심이라든가 상상의 세계를 잃어버린 것을 비판하고 있는 것 같다. 작가는 ‘인간의 얼굴을 한 과학’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토미 웅거러의 <달 사람>은 어린이에게 과학과 상상과 풍자의 세계를 고루 맛보게 한다.

 

감상: 

달을 의인화했다. 달이 신나게 노는 사람들을 부러워하고 세상을 경험하고 다시 돌아가는 이야기이다. 달사람이 별똥별의 꼬리를 잡고 지구에 요란스럽게 떨어진 건 맞지만 지구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거나 잘못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구 사람들은 달 사람의 죄명을 판명하기도 전에 일단 가두어버린다. 소란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마녀사냥이 떠오른다. 마녀사냥은 "그리스도교 이외의 어떤 사상과 움직임도 용납할 수 없었던 당시 사회에서 대다수 민중들의 체제에 대한 불만과 저항을 마녀라는 이름의 희생양을 통해 대리해소하는 동시에 마녀를 따돌린 '우리 사회'는 안전하다는 만족감과 감사함을 느끼게 하는 하나의 사회적 배제·통합 기제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 책에서 달사람은 어쩌면 불안한 사회에서의 희생양인지도 모른다. 지구 사람과는 다른 달 사람의 사상과 움직임을 가졌기 때문에 경계의 대상이다.

 

웅게러의 작품에서 주인공에게 어김없이 나타나 도와주는 사람은 사회적 관념에 사로잡히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는 은둔 박사이다. 결국 서로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지만, 달 사람은 달으로 다시 돌아갔고 다시는 지구에 오지 않게 된다. 사실 달은 지구 위에 일정한 거리를 두고 떠 있는 행성이기 때문에 달의 자리를 지키는건 지구에 혼란을 주지 않는 당연한 결과로 볼 수 있다. 그렇지만 그러한 지식조차 인간의 상식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일이므로, 상상력이 부족한 세상이 된건지도 모르겠다.

 

 

1967, 제랄다와 거인
1968, Ask me a Question

 

1968, Cleopatra Goes Sledding

 

1970, 모자

출판사 소개:

주인공은 연분홍색 리본이 달린 번드르르한 모자 하나. 어느 부자의 머리 위에서 행복하게 살던 이 모자가 어느 날 바람에 날아간다. 그리하여 정착한 곳은 가난하고 불쌍한 늙은 병사 바도글리오의 대머리. 마음 약한 바도글리오는 모자가 날아와 앉은 것만으로도 깜짝 놀라지만 곧 신나는 일이 마구 생겨난다. 이 모자는 (주인공답게) 결코 평범한 물건이 아니었던 것이다.

모자는 혼자 날아가 떨어지는 화분을 받아내는가 하면, 도망간 새를 잡아오고, 유모차에 난 불을 꺼뜨려 주기도 한다. 바도글리오는 한쪽 다리에 의족을 한 추레한 병사에서 은바퀴가 달린 다리를 한 멋진 신사로 탈바꿈한다.

구석구석 숨어있는 지은이의 유머에 웃음을 터뜨리게 된다. 책장을 덮은 후에도 뭔가를 상상할 수 있게 하는 열린 결말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감상:

가난한 병사에게 마법의 모자가 우연히 손에 들어오고 영웅이 되는 이야기이다. 그에 비하면 마법의 모자의 실체는 미스테리한데 원래는 어떤 부자의 머리 위에서 '행복하게 지내다가' 차가 급히 출발하는 바람에 날아가게되었다는 설명이 다이다. 이 '행복하게 지내다가'가 조금 걸린다. 바도글리오의 머리 위에서는 그만큼 바쁘고 일이 많았다. 그래도 이 모자는 전혀 대가 없이 바도글리오의 명령을 따르고 가난한 병사였던 바도글리오를 공주랑 결혼하는 장군으로 만들어준다. 결국 바도글리오도 행복해지고 덩달아 행복한 모자는 다시 불행한 사람에게로 떠나게 됨을 암시한다. 행복해지면 행복에 취해서 그 행복을 가져다준 요인에 대해서는 소홀히하게 되는 걸 꼬집어준다.

 

 

1971, 라신아저씨와 괴물

출판사 소개:

자신의 배를 애지중지하는 욕심쟁이 라신 아저씨 앞에 수수께끼투성이 괴물이 나타나며 벌어지는 한바탕 소동을 담아낸 작품으로, 괴상하게 생겼지만 얌전하고 다정한 괴물의 이야기를 통해 괴물이라는 미지의 동물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깨뜨린다.

또한 신비로운 괴물을 사들여서 돈벌이로 이용하려는 부자들, 괴물의 정체가 밝혀지자 놀라 우왕좌왕하는 학계와 대중, 그리고 이 모든 소동을 일으킨 괴물이 사실은 어린아이들이었다는 반전을 통해 어른들의 탐욕과 허세를 특유의 익살과 풍자로 꼬집어 낸다. 유머로 가득한 사실적인 일러스트레이션이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어우러지며 작품에 묘미를 더한다.

 

감상: 

라신 아저씨는 공무원을 은퇴하고 배나무를 가꾸며 만족하는 소시민이다. 배는 인기가 많아 사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라신아저씨는 돈보다는 배를 더 좋아하기 때문에 팔지 않는다. 돈보다는 좋아하는 것을 더 소중히 하는 마음은 좋지만 그것을 사람들에게 나눠주지 않는 마음 때문에 출판사 소개글에서 욕심쟁이라고 표현했나보다. 그래도 라신 아저씨는 소신있고 인정이 많은 편이다. 자신의 배를 다 훔쳐먹은 괴물과 친구가 됐으니 말이다. 아이스크림도 주고 놀이터도 만들어서 같이 논다. 친구가 됐지만 괴물의 정체가 너무 궁금한 아저씨는 괴물을 프랑스 왕립협회에 의뢰를 하게 되고 괴물과 아저씨는 왕립협회에 초대받게 된다. 괴물의 정체는 아저씨 옆집 아이들이었다.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된 상태에서 아이들이 헝겊에서 튀어나온 모습이 용감하다. 아이들이 아저씨를 속였음에도 아저씨는 이 소동을 재밌어하기만 한다.  

 

1971, I am Papa Snap and these are My Favorit No such stories
1973, 엄마 뽀뽀는 딱 한 번만!
1974, Allumette
1997, Flix
1998, 못 말리는 음악가 트레몰로
1998, 곰인형 오토

출판사 소개:

독일의 자그마한 공장에서 태어난 곰 인형 오토의 인생역정.

다비드라는 남자 아이의 생일 선물로 입양된 후, 곰 인형으로서의 '행복하고 평탄한' 생활을 그릴 것 같던 이야기는, 어느 순간부터인가 분위기가 역전된다. 지은이 토미 웅거러의 작품을 접해 본 독자라면, 애시당초 이렇게 무난하고 단순한 이야기는 아니리라 짐작했을 수도 있겠다.

사건의 시초는 노란 별표에서부터. 다비드의 어머니가 유태인이라는 이유로, 다비드는 알 수 없는 사람들에게 이끌려 트럭을 타고 사라진다. 다비드의 단짝 오스카에게 남겨졌던 오토 또한 오스카의 아버지가 전쟁으로 떠나고, 도시에까지 폭격이 계속되자 험난한 세파를 헤쳐나가야 한다.

전쟁의 참혹성 또는 논리적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전쟁의 이유에 대한 성찰을 아이들이 반겨하는 소재인 곰 인형의 이야기에 어울려 놓았다. 예쁘게만 포장하려 하지 않는 그림과 함께 사람이 살아가는 데 반드시 존재하는 밝은 날들과 어두운 날들의 의미가 따뜻하게 그려진다.

 

감상:

토미 웅게러의 어린시절 세계제2차대전을 겪은 경험이 우러난 작품이다. 오토의 인생 흐름이 중심 이야기면서 전쟁의 참상과 차별과 역경에 굴하지않고 피어난 우정을 잘 담아냈다. 다비드와 오스카가 오토와 놀다가 남긴 한쪽 눈과 귀의 잉크 자국이 오토라는 곰인형에게 다른 곰인형과 다른 자아를 부여한다. 이야기는 그림책 치곤 복잡해보이지만 오토의 시선으로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어린시절의 추억을 오래도록 간직한 관계가 이어지는 감동적인 장면을 마주하게 된다.

 

1998, 꼬마예술가 라피

출판사 설명:

생김새가 달라 친구를 사귀기 힘들었던 라피가 유명한 예술가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로, 토미 웅거러 특유의 익살과 유머, 풍자가 가득 숨어 있는 그림책이다. 생김새와 문화가 달라 소외되었던 라피가 실망하지 않고 잡동사니들로 친구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친구를 사귀게 되고, 두 친구가 서로 존중하며 우정을 쌓아가는 모습을 통해 서로 다른 모습을 인정하는 건 관계에서 꼭 필요한 자세임을 전해 준다.

또한 라피와 키의 잡동사니 친구가 작품으로 인정받는 이야기는 예술이란 멀고 난해한 것이 아니며 자기 주변을 바라보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생각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다. 문화적 차별, 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존중, 예술 등 복합적인 주제가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 깊이 있게 즐길 수 있으며, 유머로 가득한 일러스트레이션이 작품에 묘미를 더한다.

 

2000, 꼬마 구름 파랑이

출판사 소개:

아주 먼 옛날 아무 걱정 없이 행복하게 살던 꼬마 구름 파랑이는 이름 그대로 파란 구름이다. 다른 구름들이 비를 내리고 천둥과 번개를 내뿜을 때도 이 둥글둥글한 꼬마 구름은 그런 일에는 관심도 보이지 않은 채 혼자 둥그런 웃음을 짓기에 바쁘다.

그런 파랑이에게는 이상한 힘이 있었는데 파랑이 속을 지나가는 것은 무엇이든, 새도 비행기도 산봉우리도 건물도 모두 파란색으로 변해 버리는 것이다. 어느새 파랑이는 팬클럽도 가지고, 신도들도 가진 유명인사(?)가 된다.

자신이 행복할 뿐 아니라 지나치는 모든 것을 자신과 마찬가지로 행복하게 바꾸어버리는 파랑이의 모습이 인상적이면서 정겹다. 마지막에 가서 자신의 존재를 없애가면서까지 사람들 사이의 전쟁을 해결하는 파랑이의 모습을 통해 전쟁에 대해서,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서 그리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일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2012, 섬

 

출판사 소개:

선과 악, 어린이와 어른, 순수함과 추악함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창적인 작품 세계로 유명한 토미 웅거러가 한때 성인용 일러스트를 그린다는 이유로 아동문학계의 비난을 받으면서 23년 동안 작품 활동을 중단한 바 있다. 그런 그가 고향인 알자스 지방을 떠나 삶의 터전을 잡은 곳이 바로 섬나라 아일랜드다.

책의 부제 ‘아일랜드 이야기’가 말해 주듯, <섬>은 경계인으로 방황하던 그를 따뜻하게 반겨 주었던 아일랜드 사람들, 그리고 그가 매료되었던 아일랜드의 삶과 자연에 바치는 아름다운 헌사다. 안개에 휩싸인 듯이 흐릿한 색조로 그려 낸 바다와 섬, 환상의 공간들에서 대가의 솜씨를 엿볼 수 있다.

주인공 핀과 카라 남매는 바닷가 외딴 마을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았다. 아버지는 어부였고, 어머니는 목장을 가꾸었다. 핀과 카라는 비록 어리지만 바닷가 절벽 위 풀밭에서 양 떼를 돌보았고, 때로는 흙석탄을 캐다 다르며 부모님을 도왔다. 핀과 카라네 가족은 가난했지만 먹고살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생활에 늘 감사했다. 집 밖의 바람 소리가 사나워질수록 집 안이 더 아늑하게 느껴지는 소박하고 평화로운 날들이었다.

어느 날 핀과 카라의 아버지는 손수 만든 작은 거룻배를 아이들에게 선물한다. 아버지는 가까운 데서만 배를 타야 한다고 경고하며 기이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먼 바다 한가운데 삐쭉 솟은 안개 섬에는 절대 가까이 가서는 안 되며, 멋모르고 그곳에 들어간 마을 사람들 중 누구도 돌아오지 못했다는 이야기. 얼마 뒤, 핀과 카라는 평소처럼 물고기를 잡으러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다가 짙은 안개에 휩싸여 길을 잃고 마는데….

 


토미 웅게러의 작품세계

토미 웅게러는 대담한 구도와 화려한 색채, 혁신적이고 풍자적인 내용으로 현대 어린이 그림책 역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한 사람입니다. 조부모 밑에서 자란 웅게러는 훗날 책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가지고 자랐다고 회상할 만큼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는 어머니로부터 독일과 여러 지방의 전설을 듣고, 근처 미술관에 전시된 그림을 마음껏 보곤 했습니다. 어린 시절, 끔찍한 전쟁에 대한 기억은 후에 웅게러 작품 곳곳에 무시무시한 모습으로 등장하지만 대부분 따뜻하고 행복한 결론을 맺는 것은 이 추억 때문입니다.

 

작가 토미 웅게러는 한때 금지된 아티스트로 통했습니다. 그가 전쟁, , 강도, 식인종 등 현실에서 금기시되는 대상을 과감하게 그림책에 투영한 아티스트였기 때문입니다.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는 정치 예술가이자 거친 풍자와 강한 에로티즘적인 표현주의자로 낙인 되어 미국 내에서 활동이 금지되어 25년간 아동문학을 절필하기도 했습니다.

 

“나는 공식을 반복하는 걸 싫어한다. 좀 더 다양한 표현을 원한다.”라는 그의 말에서 알 수 있듯, 그는 늘 새로운 기법과 형식을 추구했습니다. 그래서 판에 박힌 스타일보다는 연필, 크레용, 분필, 잉크, 조각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신선하고 재미난 이야기를 풀어내는 데 주력했습니다. 선한 인간 본성, 차별이 아닌 다름을 인정할 줄 아는 자유의지를 그림책에 담아 많은 그림책 작가들에게 영향을 주기도 했습니다. <괴물들이 사는 나라>로 유명한 그림책 거장 ‘모리스 샌닥’은 “나는 토미 웅게러에게 용기 내는 법을 배웠다. 토미 웅게러 덕분에 미국은 아이들을 ‘어린 지적인 존재’로 인정하게 된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희망하지 말고 맞서라!” 현실의 불합리한 것을 그림으로 증명하려고 노력했던 현실주의자이자 공상가, 풍자 아트스트였던 ‘토미 웅게러’. 140여 권이 넘는 그림책을 작업한 그는 1998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을 받았으며, 2003년 일흔이 넘은 나이로 에리히 케스트너 상을 받았습니다.

 

출처 - 시공주니어


결론

토미 웅게러는 <세 강도>로 접하게 되었다. 대담한 색채, 단순하지만 과감한 그림 구성이 인상적이었다. 이미지 톤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달사람이나 오토, 섬, 꼬마 예술가 라피 같은 작품에서도 다소 어두운 인물들의 표정이 눈에 띄었는데 토미 웅게러의 작품을 다시보게된건 우연히 도서관에서 보게 된 멜롭스 원서 시리즈였다. 알고보니 멜롭스가 토미웅게러의 데뷔작이었다. 캐릭터 중심의 밝고 대중적인 작품으로 데뷔를 했다니 놀라웠다. 어느정도 성공을 거둔 후에는 멜롭스 시리즈가 이어지지 않은것 같지만 원서로 본 멜롭스 시리즈는 토미 웅게러의 이름이 없다면 그의 작품인지 모를 정도로 귀여운 느낌이 물씬 나는 그림체이다. 멜롭스 시리즈가 성공을 거둔 후에도 안주하지 않고 여러가지 재료를 사용하여 그림책마다 다양한 표현을 하려고 노력한 점이 보인다. 

 

토미 웅게러의 책은 일부 부모들은 아이에게 보여주기 주저되는 책인 것 같다. 토미 웅게러가 그리는 아이들은 순수하면서 당차고 개성을 표현한다. 반면 차이를 관용하지 않는 어른들을 풍자하는 장면은 거침없이 그려지는데 그 부분이 불편한 것 같다. 어른들을 무시하게 될까봐 우려가 되는 걸까. 실제로 성인용 일러스트를 그린다는 이유로 아동문학계의 비난을 받으면서 23년 동안 작품 활동을 중단한 적이 있다고 한다. 토미 웅게러의 작품에는 라신 아저씨나 라피의 부모님처럼 언제나 아이들을 지지해주는 따뜻한 어른들도 분명 존재한다. 나는 토미웅게러의 작품들을 보면서 편견으로 가득찬 사회를 꼬집는 장면들이 불편하지 않았다. 그러한 부분도 세상의 한 부분의 모습인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이러한 세상을 숨긴다고 숨길 수는 없다. 왜냐하면 아이들도 분명히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꼬마예술가 라피를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동네 아이들이 친구로 대해주지 않은 것도 어른들의 생각을 이어받은 아이들의 모습이다. 불편한 부분을 어린 시절에 제대로 마주하고 바로잡지 않으면 그대로 클 것이라 생각한다. 토미 웅게러는 이러한 불편한 세상을 일부 어른들이 보여주고 싶지 않은 어린이들이 보는 그림책에 그려냈다는 것만으로도 그림책 역사에서 중요한 인물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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