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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사/그림책 작가

Sano Yoko 사노요코

붓프레스 2022. 8. 20.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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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작가, 에세이스트, 그림책 작가. 1938년 중국의 베이징에서 7남매 중 장녀로 태어나 유년 시절을 보내고, 전쟁이 끝난 후 일본으로 돌아왔다. 어린 시절 어머니와의 불화, 병으로 일찍 죽은 오빠에 관한 추억은 작가의 삶과 창작에 평생에 걸쳐 짙게 영향을 끼쳤다. 무사시노 미술대학 디자인과를 졸업하고 백화점의 홍보부에서 디자이너로 일했다. 1967년 유럽으로 건너가 독일 베를린 조형대학에서 석판화를 공부했다. 1971년 『일곱 장의 잎―미키 다쿠 동화집』으로 데뷔했다.

일본 그림책의 명작으로 손꼽히는 『100만 번 산 고양이』를 비롯해 『아저씨 우산』, 『나의 모자』(고단샤 출판문화상 그림책상), 『하지만 하지만 할머니』 등 수많은 그림책과 창작집, 에세이집을 발표했다. 그림책으로 산케이 아동출판문화상, 고단샤 출판문화상, 일본 그림책상, 쇼가쿠간 아동출판문화상 등을 수상했고, 어렸을 적 병으로 죽은 오빠를 다룬 단편집 『내가 여동생이었을 때』로 제1회 니미 난키치 아동문학상, 만년에 발표한 에세이집 『어쩌면 좋아』로 고바야시 히데오상을 수상했다.

2003년 일본 황실로부터 자수포장을 받았고, 2008년 장년에 걸친 그림책 작가 활동의 공로로 이와야사자나미 문예상을 받았다. 2004년 유방암에 걸렸으나 여명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자각하고도 『사는 게 뭐라고』, 『죽는 게 뭐라고』, 『시즈코 씨』,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등 말년까지 에세이집을 왕성하게 발표했다. 2010년 11월 5일 도쿄의 한 병원에서 암으로 만 72세의 나이로 영면했다.


그림책 작품

* 표지 이미지와 상관없이 초판간행 순으로 나열.
*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것은 우리나라 표지와 제목으로 교체.
*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산타클로스는 할머니>가 사노요코 공식 홈페이지 작업물에는 없어서 생략.

 

1973, 수짱과 고양이

소개:
고양이는 수짱과 산책하는 도중 나무에 걸렸던 풍선을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그 풍선을 수짱이 가로챕니다. 어쩔 수 없는 고양이는 나무 위에서 풍선이 날아오기를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언제나 사이좋은 두 사람에게 갑자기 일어난 낯선 기분, 화해할 때까지의 묘사. 베를린에서 배운 리토그래프 기술을 사용한 작품. 사노 요코 첫 창작 그림책.

1974, 아저씨 우산

소개:
아주 훌륭한 우산을 가지고 계신 아저씨. 우산이 젖는 것이 싫어서 한 번도 열어 본 적이 없습니다. 어느 비오는 날 우산을 쓰고 있는 아이들의 노래를 들은 아저씨는 자신도 우산을 펼쳐보고 싶어졌습니다. 우산을 쓰지 않으면 들려오지 않는 소리가 아저씨를 감싸줍니다. 사노 요코의 대표작 중 하나. 출간 당시 아저씨가 주인공인 그림책은 매우 드물었다고 합니다.

감상:
특정 물건을 소중히 하는 마음이 과할 때의 모습이 우스꽝스럽게 그려진다. 물건은 소중히 아끼는 마음보다 제대로 사용할 때 가장 쓰임이 있고 가치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비가 내리면 또롱또롱, 비가 내리면 참방참방"하는 우산을 나눠쓴 아이들의 노래를 듣고 마음이 움직인 듯 보이지만, 우산을 쓰지 않을 때는 내내 혼자 있거나, 아니면 다른 사람에게 민폐를 끼치다가 자신의 우산을 펼치면서 사람들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모습이 즐거워 보인다. 사회적으로 고립된 생각에 혼자 빠져있다가 그것을 깨우친 순간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다는걸 말하는 것 같다.

아저씨가 우산을 아끼는 모습에서 소중한것을 애지중지 아끼는 우리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 웃음이 나온다. 비가 오는 날 창밖을 보면서 우산이 뒤집힌 사람을 구경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모습이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담근다는 속담이 떠오른다. 아저씨 입장에서는 금이야 옥이야 소중한 우산이니 다행인 일인 것이다. 우리는 그 모습이 우습기만 하니 우산이라는 일상적인 소재를 낯설게 보이게 풀어낸 작가의 재치가 놀랍다.

1975, 하지만하지만 할머니

소개:
작은 집에 씩씩한 수컷 고양이와 함께 사는 아흔 여덟 살 먹은 할머니. 고양이는 할머니와 재미있게 놀고 싶지만, 할머니는 항상 '하지만 난 아흔 여덟 살인걸'이라고 말하면서 나무 아래 의자에 앉아 조용히 하루를 보낸다.

그러다 할머니의 생일이 돌아왔다. 맛있는 케이크를 굽고, 고양이에게 생일초 아흔 아홉 개를  사오라는 심부름을 시킨다. 할머니는 생일날 케이크에 꽂힌 초를 세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하지만, 집에 돌아오는 길에 물에 빠진 고양이는 초를 다섯 개 밖에 가져 오지 못한다.

'하지만, 하지만' 하면서 바깥 세상과 놀이를 잊고 살았던 할머니는 고양이 덕에 다섯 살로 돌아간다. 나이의 짐을 벗고 나비처럼 들판을 뛰어다니고, 고양이처럼 물고기를 많이 잡은 할머니의 신나는 생일날이 재미있게 펼쳐진다.

1976, 나의 모자

소개:
나는 마음에 드는 아카이 꽃이 붙은 모자를 가지고있었습니다. 어느 날 내가 기차에 앉아있을 때, 모자가 창 밖으로 휩쓸려 버렸습니다. 소중한 모자를 잃는 것과 새로운 모자를 "나의 모자”로 받아들이는 것. 나의 섬세한 기분의 변화가 차분히 전해져 옵니다. 사노 요코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바탕으로 한 창작 그림책.

1976, 두고보자! 커다란 나무

소개:
커다란 나무 옆 조그만 집에 살고 있는 아저씨. 아저씨는 나무가 싫다. 정확하게 말하면 자기 집 옆에 있는 커다란 나무가 싫다. 나무는 아저씨를 아침 잠을 께워주고, 열매를 주고, 빨래를 널 수 있는 지지대도 되어주지만, 아저씨는 나무에서 눈덩이가 떨어지고, 벌레가 건들거리는 것이 싫다.

결국 나무를 베어버린 아저씨는 곧 후회하게 된다. 그렇지만 자연은 참으로 마음이 넉넉하다. 그림책은 아저씨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면서 끝난다. 삶의 지혜와 마음을 덥혀주는 작은 감동, 그리고 입가에 걸리는 웃음 한조각을 선사한다. 곁에 있어서, 항상 옆에 있어 주어서 그 소중함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따끔한 충고가 될 듯한 그림책이다.


1977, 나는 고양이라고

소개:
고양이가 고등어를 좋아하는 것은 봄 다음에 여름이 오는 것보다 당연한 일.
어느 날, 산책을 하고 있는 고양이에게 고양이 떼가 날아오면서 고양이의 수난이 시작된다. 숲 속에서 고등어가 날아오다니, 어이없는 일이지만 그 일은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고등어들은 "네가 고등어를 먹었지!"라고 노래하며 떼로 달려든다. 고양이가 고등어를 먹을 때의 표정을 짓는 고등어의 표정이 압권이다.

고양이의 입장에서는 끔찍한,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유쾌한 고등어의 반란을 통해, 사물을 여러 방향에서 관찰하고, 그 입장을 미루어 짐작하는 것을 배우게 된다. 고양이는 고등어를 먹어야 하지만, 가끔은 고등어의 입장도 생각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감상:
고등어를 무척 좋아하는 고양이는 산책을 하면서 점심에도 먹었던 고등어를 저녁에도 먹을 생각에 기분이 좋다. 이러한 감상은 고양이의 일상이다. 그런데 별안간 고등어떼들이 습격을 하면서 고양이의 평화로운 날에 위기가 찾아온다. 고양이는 무서워서 도망치면서도 나는 고양이라고! 어쩌라고! 의 태도를 취한다. 시내로 도망 쳤다가 다시 산책길로 돌아오면서 고등어떼는 사라지고 고양이는 전으로 돌아가 고등어를 먹을 생각에 입맛을 다신다.

우리는 사람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저지를 수 밖에 없는 일들이 있다. 고기를 먹는 것이나, 쓰레기를 배출하는 것, 자동차를 타는 것도 지구 환경에 부담을 주는 일이다. 사실 사자도, 사슴도 같은 처지일 것이다. 인간이라서 그럴 수 밖에 없는 일들에 과한 죄책감을 가지지 않아도 되지만 한편으로는 그 상대편의 입장도 생각을 해주어야 하는 것을 한편의 꽁트처럼 이 이야기는 말하는 것 같다.


1977, 백만번 산 고양이

소개:
백만 번이나 죽고 백만 번이나 살았던 얼룩 고양이가 있었다. 백만 명의 사람들이 그 고양이를 귀여워했고, 백만 명의 사람이 그 고양이가 죽었을 때 울었다. 하지만 고양이는 단 한 번도 울지 않았다. 자기 자신밖에 사랑하지 않는 얼룩 고양이는 슬픈 일도 기쁜 일도 없다.

백만 번째 되살아난 고양이는 도둑 고양이가 되었다. 다른 고양이들은 모두 얼룩 고양이를 좋아했지만 그는 늘 심드렁하게 말했다. "난 백만 번이나 죽어 봤다고. 새삼스럽게 이런 게 다 뭐야!" 그런데 그를 좋아하지 않는 하얀 고양이가 얼룩 고양이 앞에 나타났다. 죽음을 영원한 이별이나 슬픔으로 보지 않고, 해야할 일을 다 마치고 떠나는 평화로운 여행 내지는 안식으로 표현한 점이 독특하다. "그리고 두 번 다시 되살아나지 않았습니다"라는 마지막 구절에서 독자들은 평안한 미소를 짓게 된다.

감상:
100만 번 산 고양이는 불교의 윤회적 관점을 취하고 있다. 살고 또 다시 태어나고. 다시 태어나는 동안 이 백만번 산 고양이는 태어나는 시대와 배경은 다르지만 늘 같은 입장을 취한다. 자기 자신만 사랑하고 남을 사랑하지 않는 것. 그것은 자신을 사랑하는 자의 마음에 공감이 없다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고양이는 그토록 많이 살았음에도 배운 것이 없어서 99만 번 죽고 100만 번 다시 태어났다.

백만 번째 살아난 고양이는 드디어 자신이 사랑하는 상대를 찾는다. 모든 사람이 고양이를 사랑했지만 백만번 산 고양이가 선택한 고양이는 자신에게 관심없는 고양이었다. 때로는 부족함이 사랑을 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늘 충만하기만 하면 그것의 소중함을 모르기 때문이다. 백만번 산 고양이는 남을 사랑하는 순간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에 슬퍼할 수 있게 된다. 그 눈물은 이전에 백만번 산 고양이의 죽음을 슬퍼하며 울었던 사람들의 눈물보다는 백만배쯤 더 슬픈 눈물이었을 것이다. 그후 고양이가 다시 태어나지 않았다는 데서 윤회의 의미가 더 크게 다가온다.

 

1978, 좀 별난 친구

소개:
할머니와 함께 사는 고양이는 어느 날, 진짜 친구를 찾아 집을 나선다. 그런데 아무리 걸어도 친구는 보이지 않고 밧줄처럼 생긴 애가 자꾸 따라와 귀찮게 한다. 그 애는 바로 살짝 소름이 돋을 만큼 길고 반질반질한 뱀이다. 고양이는 바쁘다고 핑계를 대기도 하고, 혼자 걷고 싶다고 빨리 달아나 보기도 하지만 가는 곳마다 뱀이 나타나 말을 거는데….
개성 강하고 의기양양한 고양이와 무엇이든 품어줄 것만 같은 마음 넉넉한 별난 친구 뱀이 티격태격하면서 친구가 되는 이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우정이란 무엇인지, 누군가와 친구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신비로운 인연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감상:
"함께 시간을 나눠 가진 것이 우정" 책 뒤쪽 작가의 말이다. 이 책의 고양이와 뱀은 초중반까지 계속해서 마음이 맞지 않는다. 고양이는 뱀이 싫고, 뱀은 고양이에게 계속해서 치근덕 거리는 존재일 뿐이다. 그렇지만 고양이는 뱀으로부터 위로를 받고 함께 문제를 극복해내며 결국엔 자신의 집에 데려가는 친구사이가 된다.

고양이는 처음에 친구를 찾고 싶다고 집을 나섰지만, 친구를 사귀는 일은 누군가와 친구가 되고 싶다고 친구가 되는 쉬운 과정이 아니다. 나는 나의 길을 걸어갈 뿐이고 그 길 위에서 어쩌다 위로를 받고, 어쩌다 같이 위기를 극복하면서 서로의 친구가 되는 것이라는 걸 이 책은 말하고 있다.

1980, 도깨비 서커스

소개:
어느 날 광장에 서커스가 찾아왔습니다. "도깨비 서커스"라고 씌워진 텐트 안에서는 무려 진짜 도깨비 가족이 서커스 연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서커스의 독특한 분위기와 도깨비 가족의 따뜻함을 색채가 풍부한 그림과 글로 그린 작품이다. 사노 요코의 파스텔화 그림책 중에서도 특히 아름답고 화집 같은 한 권.

 

 

 

 

1982, 할머니 그날 그 소리예요

소개:
어느 추운 눈 오는 날, 혼자 사는 할머니 집에 커다란 검은 돼지가 자전거를 끌고 찾아온다. 데려온 것은 아프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냥 평범한 고양이다. 할머니는 고양이를 싫어하지만 아프다는 말에 고양이를 받아들인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어느 추운 눈 오는 날 또 커다란 검은 돼지가 찾아온다. 이번에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천재 검은 고양이다. 고양이를 싫어하는 할머니는 어떻게 할까?

평범함, 행복, 관계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유머가 가득한 동화책이다. 이야기에 변덕스런 할머니, 평범한 고양이, 무엇이든 잘하는 검은 천재 고양이만 등장하지만, 저마다 개성이 넘치고, 단순한 문장과 의성어 그리고 유머 넘치는 대화가 재미를 더해 준다. 이야기에서 할머니, 고양이, 천재 고양이는 저마다의 성격에 맞춰 개성이 잘 드러난다. 관계에서 사소하지만 평범함이 행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게 한다.

1982, 내가 여동생이었을 때

소개:
사노 요코의 어린 시절을 엿볼 수 있는 동화 다섯 편이 실려 있다.

가장 마음이 잘 맞는 최고의 놀이 친구였던 오빠, 그러나 열한 살에 세상을 떠나 영원히 어린 채로 남아 있는 오빠와 한 번 더 놀고 싶다는 마음으로 쓰고 그린 이야기들이다. 혼연일체가 되어 놀이에 빠져드는 나와 오빠, 두 남매의 천진난만한 상상과 재미난 놀이의 세계가 생생하게 펼쳐지며 어린이와 어린이였던 어른들을 놀이의 세계, 어린이의 세계로 초대한다.

오빠와 나 둘만의 놀이로 채워진 이야기들에서 독자들은 작가 사노 요코에게 오빠는 온 마음으로 믿고 따른 친구이자 세상 누구보다 사랑한 존재였음을 느낄 수 있다. 일찍 세상을 떠난 오빠가 영원히 어린 채로 살아 있듯이, 2010년 세상을 떠난 사노 요코 또한 그의 작품들과 함께 우리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다.

1982, 하늘을 나는 사자

소개:
옛날옛날, 멋진 갈기에 우렁찬 목소리를 가진 사자가 있었다. 고양이들은 사자를 보려고 날마다 모여들었다. 사자는 땅을 박차고 하늘을 날아올라 사냥에 나섰다. 그러고는 아주 맛있게 요리해서 고양이들에게 대접했다. "오늘은 낮잠을 좀 자야 해." 피곤한 사자가 용기를 내어 말했다. 하지만 고양이들은 깔깔깔 웃어 댈 뿐이었다. 결국, 사자는 쿵 쓰러져 그대로 황금빛 돌이 되어 버렸다. 먼 훗날, 사자를 깨운 것은 무엇이었을까?

 

감상:

"이히히히, 진짜 웃겨. 정말 낮잠 자는 줄 알았잖아." 사자가 낮잠을 자고 있는 걸 본 고양이들의 말이다. 사자는 고양이들이 웃으면 농담을 한 듯 따라 웃고 고양이들을 위해 땅을 박차고 사냥을 나간다. 그런 사자의 모습이 가엽다. 동물의 왕 사자에게 안쓰러운 감정을 들게 하다니.. 급기야 사자는 어느날 밤 혼자서 힘들다고 울기도 한다. 친구들 사이의 배려심을 일깨워주는 책이면서도 사자의 모습에서 가장의 모습이 보인다. 자식들을 위해 언제나 힘든것을 참고 일을 나가는 아빠, 엄마의 모습이.. 

 

황금빛 돌이 된 사자를 보는 지나가는 아기고양이들이 나온다. 비난하는 고양이들이 대부분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어떤 어린 고양이는 사자는 피곤해서 자는거라고 하자 사자는 깨어났다. 얼룩말을 잡을 수 있냐는 아기고양이를 위해 땅을 박차고 하늘로 날아오른다. 공감의 힘이 사자를 깨운 것이다. 

 

1984, 보통의 곰

소개:
곰의 집에는 조상 대대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하늘을 나는 붉은 융단이 있었습니다. 보통의 곰은 매일 방을 빙글빙글 돌면서 이 빨간 융단으로 하늘을 날 생각만 했습니다. 날씨가 좋은 어느 날 아침, 친한 친구 쥐의 반대를 무릅쓰고 곰은 마침내 날기로 결심했다.

 

1987, 그 정원의 문을 열었을 때

소개:
병으로 입원해 있던 나는 한밤중에 어느 소녀를 만납니다. 전에 어디선가 만난 적이 있는 것 같은 이 고집 센 소녀와 나는 고집을 부리면서도 둘이서 손을 잡고 어딘가의 마당으로 파고듭니다.


1987, 저쪽 돼지 이쪽 돼지, 마른 아기 돼지의 하루

 

1990, 태어난 아이

소개:
태어나고 싶지 않아서 태어나지 않은 아이가 있었다. 아이는 사자가 나타나도 무섭지 않고, 모기가 물어도 가렵지 않다. 빵 냄새가 풍겨도 먹고 싶지 않고, 강아지가 물어도 아프지 않다. 태어나지 않아서 아무 상관이 없었다. 그러던 아이가 여자아이의 다친 무릎에 반창고를 붙여주는 엄마를 보고는 태어나고 싶다고 생각한다. 이제 아이는 엉엉 울고, 깔깔깔 웃고, 맛있게 빵을 먹는다.

<태어난 아이>는 세계가 아름답거나 삶은 행복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태어나는 건 피곤'한 일이라고 한다. 하지만 배가 고프고, 사자가 나타나면 놀라고, 모기가 물면 가렵고, 개한테 물리면 아파서 엉엉 울고, 엄마가 안아 주면 안심이 되는 것, 그게 바로 살아 있기에 일어나는 일이다. 행복과 불행은 삶의 기준이 될 수 없다고, 진짜 살아가는 것, 그것만이 삶에서 지켜야 할 태도라고 사노 요코가 이야기한다.

<태어난 아이>는 이 세계가 아름답다거나 삶은 행복한 것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태어나는 건 피곤한 일이야.”라고 말한다. 그림 속의 무수히 많은 선처럼 나와 세계는 수많은 접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뚜렷한 대비를 이루는 색채만큼이나 팽팽한 긴장을 이룬다. 이 긴장을 뛰어넘어 조화와 합일을 찾아가는 것이 바로 삶이라고 그림이 말하는 듯하다. 그저 사는 것이 아니라 진짜로 사는 것, 삶이 주는 기쁨과 고통, 그리고 자존과 치유에 관한 이야기다.

별색 5도로 인쇄하여 원작의 느낌을 고스란히 살려 만들었다. 석판화와 펜화가 어우러진 그림의 질감과 뚜렷한 대비를 이루는 감각적인 색채, 결코 귀엽게 표현하지 않은 개성적인 인물 표현은 이 책의 메시지를 더욱 풍부하게 표현한다.

감상:
태어나지 않은 아이는 무감각의 세계를 살고 있다. 우주에 있어도 지구에 내려와도 그 세계는 변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광대하고 황홀한 우주, 신나고 재밌는 일이 많은 지구인데 태어나지 않은 아이에게는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그로부터 어떤 감동도 받지 않는다.

태어나지 않은 아이가 겪는 지구의 생활은 우리가 사는 지구와 다르기 때문에 흥미롭다. 배고프지 않아 맛있는 걸 먹을 필요도 못 느끼고, 가렵지 않아 모기는 피하지 않아도 되고, 누군가 먼저 다가와도 반갑지 않다. 그런데 태어나지 않은 아이가 딱 하나 관심을 보인게 있었는데 그것은 우는 아이를 달래주고 다친 부위에 반창고를 붙여주는 엄마의 사랑이다. 태어난지 얼마안된 아기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세상 모든 것보다는 부모의 사랑일 것이다. 그것만이 당장의(?) 태어날 이유인 것이다.

아이는 태어나면서 무감각의 세계에서 감각의 세계로 건너온다. 반창고도 붙이고, 빵도 먹고 바람도 느끼고 깔깔 웃는다. 그렇지만 하루의 끝에서 '태어나는 건 피곤한 일이야'하고 잠든다. 태어나지 않은 아이는 사는 것이 무엇인지 몰랐다. 삶의 고통을 느끼면서 거기에 반창고를 붙여주는 따스한 어머니의 사랑을 느끼면서 사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것이다.

사노요코는 어머니와의 관계가 좋지 않았다고 하던데, 어머니의 사랑을 받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드러나서 짠한 작품이다.

1990, 나도 고양이 있으면 좋겠다

소개:
"고양이가 있으면 좋겠다"
고양이를 기르고 싶어 견딜 수 없는 내가 말야 이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이윽고 「야옹야옹」하고 온 방안이 고양이로 가득 찼다. 밝고 연한 색상의 크레파스로 그려져 있습니다.

1990, 크리스마스 트리

소개:
"나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될거야."라고 태어나서부터 쭉 바라왔던 전나무. 어느날 많은 전나무를 운반해 가는 화물열차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말았습니다. 전나무는 열차를 뒤쫓아 달려서 달립니다. 전나무의 일편단심에 감동받습니다.

1999, 아빠 얘기해줘

소개:
「아빠, 이야기해」라고 루루는 말했다. 비가 오고 한가한 날 아빠가 이야기해 준 것은 혼자 살고 있는 남자 아이 헨테코 유쾌한 이야기.
'이야기 같은 건 몰라요'를 비롯해 '아주 작은 성에서' 등 6편의 사연을 담은 동화집.

2001, 아빠가 좋아

소개:
아빠와 아이 사이에 흐르는 따뜻한 정을 그린 그림책. 특별한 사건 없이 잔잔하게 펼쳐지는 이야기 속에서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핫케이크와 꿀을 좋아하는 아기 곰이 일 나간 아빠가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한참을 기다리고서야 만나게 된 아빠 곰은 쿨쿨 깊은 잠에 빠진다. 그러나 실망할 필요는 없다. 잠에서 깨어난 아빠는 아기 곰의 손을 잡고 숲 속을 걷고 목마를 타고 헤엄도 친다. "아빠, ~해도 돼요?", "그럼, 그럼", "아빠, ~해요.", "그래, 그래"로 이어지는 대화가 한없이 정겹다.

감상:
아이곰이 아빠곰을 좋아하고 자신의 아빠가 최고라고 생각하는 책이다. 아빠곰은 바쁘고 피곤하지만 아이와 열심히 놀아준다. 평이한 흐름인데 아빠곰의 "나는 그저 아빠곰 다울 뿐이란다"는 말에서 부모는 부모의 역할이 있다는 것을 말하는 작품인것 같다.


2002, 나 있다

소개:
보물 같은 먼 작은 기억을 더듬어 그림으로 선사하는 마음 응어리 7편.


그외 작품 및 일러스트

 


결론

사노요코는 그림책에 익살스러운 글, 그림에 철학적인 메시지를 호탕하게 담아낸다.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해서 무겁지만도 않다. 괴짜스럽다고 표현할 정도로 익살스럽고 호탕한 표현을 즐기기 때문에 누구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사노요코는 그림책 작품만큼이나 산문집도 많이 남겼다. 산문집을 보면 특유의 삐뚤어졌지만 다정한 성격이 읽힌다. 그러한 성격이 그림책 작품에도 많이 드러나는 것 같다. 그림의 선도 자유롭고, 인물의 표정이 짖궂지만 익살스럽다. 주인공이 되는 인물의 성격도 제멋대로인 편이다. <나는 고양이라고>, <좀 별난 친구>에서 나오는 고양이가 그렇다. 고양이와 할머니를 소재로 많이 사용한 것도 특징이다. 작가마다 자신이 투영하는 매개체가 있는데 그것이 잘 드러나는게 개성으로 보이기도 하고 세계관이 더 확고해보이기도 한다.

어린시절 이야기와 불교적 관점이 크게 두가지 주제로 읽힌다. 전자는 <내가 여동생이었을 때>이고 후자는 <백만번 산 고양이>와 <태어난 아이>이다. 특히 탄생과 삶의 의미에 대한 고찰이 묵직하게 담겨있다.


사노요코 공식 홈페이지 http://www.office-jiroch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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