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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o Lionni 레오 리오니 본문

관심사/그림책 작가

Leo Lionni 레오 리오니

붓프레스 2022. 8. 18.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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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리오니(Leo Lionni, 1910년 5월 5일 ~ 1999년 10월 11일)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태어난 네덜란드의 동화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이다.

성장배경

다이아몬드 세공사였던 아버지가 공인회계사가 되면서 암스테르담 중상류층 동네로 이사하였다. 이사를 통해 릭스 미술관, 스테델릭 미술관 근처의 더 나은 환경에서 살게 된다. 그 후에 가족들이 모두 미국으로 갈 때 리오니는 벨기에 브뤼셀의 할아버지 집에서 살게 되었다. 그 후 미국에서도 1년 동안 생활하게 되어 네덜란드어, 영어, 불어, 독일어 등 4개 국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는 다시 가족과 함께 이탈리아 제노바로 이사하였는데, 이탈리아에서의 생활이 리오니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쳤다. 리오니는 자연주의 교육의 영향으로 미술과 자연 공부에 중점을 둔 초등교육과 예술적인 가정 분위기에서 자랐다. 건축가이며 도안가였던 외삼촌 피예트와 현대미술품을 소장한 이모부 르네의 영향으로 현대 미술에 대한 안목을 키웠다. 미술 애호가였던 뷜렘 작은 할아버지는 당시 현대 작가이자 신인들인 화가들의 작품을 소장하여 친척집에 분산 보관하였는데, 리오니의 집에는 샤갈의 ‘바이올린 켜는 사람’이 걸려 있었다. 후에 리오니는 “아마도 그 그림은 내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상상했던 모든 이야기의 비밀 탄생지였을 것”이라고 회고하였다.

마르크 샤갈, 바이올린 켜는 사람


작가 활동

리오니는 1931년에 노라 마피와 결혼하여 두 아들을 두었다. 1935년 제노바 대학에서 다이아몬드 산업에 관한 논문으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나, 1939년 29세의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광고회사에서 상업 디자인 일을 시작하였다. 그는 화가, 조각가, 사진작가, 그래픽 디자이너, 아트 디렉터로 성공하였으며, 1959년에야 그림책 작가 및 일러스트레이터로 일을 시작하였다. 손자들을 위해 즉흥적으로 잡지를 찢어 가본으로 만들었던 그의 첫 그림책 《파랑이와 노랑이 Little Blue and Little Yellow》(1959)는 <뉴욕타임스> 최고 그림책상을 받았다.

리오니의 말

리오니는 그림책 작업을 늦게 시작했지만, “내가 일생 동안 한 여러 가지 일 중에 그림책보다 내게 더 큰 만족을 준 것은 없다”고 했으며 “어린이책을 쓰기 위해서는 어린이가 되어야 한다고 하지만, 나는 그 반대로 어린이책을 쓸 때 한 걸음 떨어져 어린이를 어른의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란 말을 하기도 했다.

그래픽 작업



그림책 작품

(1959) 파랑이와 노랑이 Little Blue and Little Yellow

뉴욕 타임즈 최고 그림책상

출판사 서평:
레오 리오니의 대표작 중 하나인 이 책은 맨해튼에서 코넷티컷으로 가는 열차 안에서 우연히 만들어졌다. 산만하게 돌아다니는 꼬맹이 손자 손녀를 위하여 Life 지에서 뜯어낸 노란색과 파란색 종이를 이리저리 배열하면서 이야기를 지어낸 것이 시작이었다.

손으로 찢어 오린 듯한 모양과 선명한 색상을 가진 노랑이와 파랑이의 차이와 그것이 기쁨을 나누면 초록색으로 변하는 체험을 통해 '나는 누구인가', '어디가 같은가'라는 문제와 더불어 인간이 서로 이해하는 관계를 밝혀 주고 있다. 감각적인 그림과 함께 우정과 인종 차별에 대한 교훈도 자연스럽게 스며있다.

감상:
친한 두 사람이 동화되는 모습을 색으로 표현했다. 그렇지만 동화된다는 것은 사전적 의미로 성질, 양식, 사상 따위가 다르던 것이 서로 같게 된다는 말이다. 파랑이와 노랑이는 아예 다른 성질의 색이지만 둘이 합쳐지는 순간 초록색이 된다. 초록색은 서로가 가지고 있는 부분이 자연스럽게 흡수된 새로운 색이다. 가지고 있는지도 몰랐던 색이지만, 겹쳐짐으로써 밖으로 나타난 색이다. 동화되면서 발현하는 순간이다.

이미지 구성의 특징은 장소 변화나 등장인물의 개성을 모양과 색으로만 드러낸다. 가족들은 노랑이와 파랑이가 합쳐져 초록이가 된 모습을 알아보지 못한다. 초록이는 파란 눈물과 노랑눈물을 흘리며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감정의 자연스러운 표출이 곧 해결책인 것이다.


(1960) 한치 한치(꿈틀꿈틀 자벌레) Inch by Inch

칼데콧 명예상
독일 어린이 책상

감상:
개똥지빠귀가 자벌레를 먹으려하자, 자벌레는 자신은 쓸모있는 벌레라며 뭔든지 잴 수 있다고 한다. 차례로 개똥지빠귀의 꼬리, 홍학의 목, 큰부리새의 부리를 재주자 밤꾀꼬리는 자신의 노래를 재보라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침밥으로 먹는다면서. 자벌레는 이 위기를 어떻게 모면했을까요?

자벌레는 자나방과 곤충의 유충으로 배다리가 퇴화되어 운동할 때 자로 재는 것처럼 움직이는 벌레라고 한다. 자벌레라는 곤충의 특성에 맞는 이야기를 단순하게 흐르듯 구성했다. 자벌레는 첫번째 위기를 겪는다. 개똥지빠귀의 먹이감이 될 뻔한 것이다. 자벌레는 본인의 능력을 어필하며 위기를 모면한다. 두번째 위기는 밤꾀꼬리의 노래를 재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이다. 잴 수 없는 것을 재야하는 상황에서 자벌레는 잴 수 없는 것을 재는 방법으로 모면한다. 밤꾀꼬리가 보이지 않을때까지 노래를 재는 척 하면서 앞으로 기어가는 것이다. 요청에 일단 부응하고 같은 방법으로 대응한 자벌레의 영리함이 느껴진다.

(1961) 바닷가에는 돌들이 가득 On My Beach There Are Many Pebbles

출판사 서평:
The Collection 시리즈. <프레드릭>의 거장 레오 리오니가 들려주는 조약돌들의 노래. 흑백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농담을 넣어 표현했다. 색으로 넘쳐나는 현대 사회에서 고운 연필선만으로 무게감 있게 아름다움을 표현하기는 쉽지 않다. 레오 리오니는 어릴 때부터 집에서 샤갈의 원화를 보고 자랐으며, 시간이 나면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작품을 감상하며 지속적으로 미적인 감각을 키워 나갔다. 흑백만으로 제대로 아름다운 것은 무엇인가 작심하고 그린 작품이다.

레오 리오니의 그림책은 해학적이고 철학적인 내용이 많다. 그래서 유독 어른 독자들도 많다. 그의 깊은 통찰력은 독자들에게 자신의 철학을 강요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와 그림 속에서 감동을 준다. 그런데 <바닷가에는 돌들이 가득>은 경쾌한 연애편지 같다. 진짜 세상에 있는 돌처럼 그렸지만, 자세히 보면 정말 있을까? 없을까? 마치 알아맞혀 보라는 듯 장난을 걸고 있다. 레오 리오니의 돌들을 보고 있으면 나도 작은 돌 하나를 갖거나 나만의 돌을 그리고 싶어질 것이다.

감상:
바닷가에는 평범한 돌들이 많지만 재밌는 돌도 있다면서 계속해서 돌을 찾는 이야기이다. 단조롭게 느껴졌고, 글자나 숫자가 새겨진 돌은 사실 찾기 힘든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돌으로 느껴질 뿐이다. 그렇지만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것에서 뭔가 독특한 면을 진짜처럼 새겨넣어서 새롭게 보이게 한 점에서 이 책의 존재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레오 리오니의 다른 책들과 달리 흑백으로 세밀하게 묘사된 그림이 그렇다. 말도 안되는 것을 진짜 처럼 보이게 하는것이 레오 리오니의 유머가 아니었을까 싶다.

(1963) 으뜸 헤엄이 Swimmy

칼데콧 상
뉴욕 타임즈 최고 그림책상
브라티슬라바 비엔날레 황금 사과상
독일 정부 그림책상
미국 도서관협회 우수 도서 추천

출판사 서평:
자기존중이 타인존중과 상호존중으로 발전하는 과정이 단단한 이야기 구조를 이루고 있는 동화다. 유아에게 동화를 읽어줄 때 단순한 이야기보다는 단단한 이야기 구조를 갖춘 동화를 선정하는 것이 사고력발달에 큰 도움이 된다.

감상:
바닷속에 작은 빨간 물고기들이 떼지어 살고 있다. 으뜸헤엄이만 까맸다. 어느날 다랑어가 빨간 물고기떼를 삼키고 으뜸헤엄이는 도망쳤다. 슬펐지만 신기한 것들을 구경하면서 행복했다. 바위 사이에 빨간 물고기떼가 숨어 있는 것을 보고 음뜸헤엄이는 같이 놀자고 한다. 빨간 물고기들은 두려워한다. 으뜸헤엄이는 어떻게 했을까?

으뜸헤엄이는 빨간 물고기들의 자리를 정해주고 같이 헤엄치면서 큰 물고기 모양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으뜸헤엄이는 까만 눈이 되어 큰 물고기는 완성되고 물고기떼들은 큰 물고기를 쫓아내고 자유롭고 행복하게 물속에서 지낸다. 최근에 철새들이 큰 새 모양을 이루면서 나는 사진을 본게 생각났다. 꽤 인상적인 이미지일지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볍게 보고 넘기지만 그 안에 응축되어 있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힘이 작가에겐 있는 것 같다. 저 새들이 왜저렇게 큰 새 모양으로 뭉쳐다닐까? 이 질문에서부터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지 않을까. 으뜸헤엄이처럼 말이다.

(1964) 티코의 황금날개 Tico and the Golden Wings

출판사 서평:
티코라는 날개 없는 새가 어느 날 황금 날개를 갖게 된다. 그런데 티코가 날개 없을 때는 친구들이 서로 도와주었는데, 티코에게 황금 날개가 생기자 자기네와 다르다며 따돌린다. 그러나 티코가 좋은 일을 하니까 황금 날개는 점점 본래의 날개로 돌아오고, 티코와 친구들은 다시 친해진다.

감상:
티코는 날개 없는 새이다. 날개가 없기에 날개를
가지기를 소망한다. 황금날개 꿈을 꾸곤했다. 그러다가 어느날 소원을 들어주는 이상한 새가 나타났다. 티코는 황금날개를 가지게 되었고, 잘난척 한다며 친구들은 떠난다.

티코는 날개가 없을 때도 친구들과 달랐고, 날개가 생겼을 때에도 친구들과 달랐다. 하지만 날개가 없을때는 친구들이 도와줬고 황금날개가 생기니 친구들은 떠난다. 같은 모습을 해야 소외되지않는다는 내용 같지만, 마지막에 티코는 우리 모두는 서로 다른 추억과 꿈이 있으니 다르다고 하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티코는 친구들처럼 까만 날개가 되기까지 황금깃털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준 것이다. 선행으로 인해 결국 평범해졌고 다시 친구들과 잘 지낼 수 있게 되었다. 적게 가졌으면 베품을 받으며 살고, 더 많이 가졌으면 어려운 이웃에서 나눠서 균형을 맞추라는 내용이 담긴 것 같기도 하다.

(1967) 프레드릭 Frederick


뉴욕 타임즈 최고 그림책
칼데콧 상
미국 도서관협회 우수 도서

감상:
레오 리오니 책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책이다. 예술가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1968) 알파벳 나무 The Alphabet Tree

출판사 서평:
힘이 없는 글자들이 모여 단어를 이루고, 문장을 이루고, 마침내는 커다란 의미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통해 사랑과 평화의 중요성을 깨우쳐주고자 한다. 그림 속의 알파벳 나무에는 귀여운 알파벳들이 올망졸망 모여 있어, 아이들이 여러 가지 단어를 스스로 만들어 볼 수 있다.

책 속의 알파벳 나무에서 사는 글자들은 강한 바람이 무섭기만 하다. 그러다가 서로 뭉쳐서 단어를 만들면, 무서운 바람도 이겨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글자들은 단어벌레의 충고에 따라 힘을 합쳐 단어를 만들고, 애벌레의 조언대로 의미 있는 말을 만들기 시작한다. 고심하던 글자들은 뜻 깊은 문장을 만들어 내고는 대통령 아저씨를 찾아간다. 감상:
레오 리오니의 다른 작품 <바닷가에는 돌들이 가득>이 생각나는 작품이다. 알파벳에 대한 관심이 있어보이는데 조금 평이한 방향으로만 풀어나갔던 것 같다. 이 작품에서의 알파벳들은 이미지보다는 타이핑된 타이포그래피 정도로 표현된다. 그렇지만 마지막에 메세지, 편지가 되어 세상에 전달되기 위한 매체로는 적합해보인다.

(1968) 세상에서 가장 큰 집 The Biggest House in the World

감상:
가장 큰 집을 갖고 싶어하는 어린 달팽이에게 아빠 달팽이는 세상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집을 가졌던 어떤 달팽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세상에는 작을 수록 좋은 것이 있다. 작고 가벼워야 다니기 쉽다"고 하는데서 이 책의 주제가 드러난다. 큰 집을 갖고 싶다는 소망은 자아의 비대함과 인정욕구를 상징한다. 그렇지만 옛 이야기로부터 어린 달팽이는 배운다. 그때 전환이 일어나고 어린 달팽이는 자유를 누리는 쪽을 선택한다. 잘못된 소망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이끄는 작품.

(1969) 새앙쥐와 태엽쥐 Alexander and the Wind-Up Mouse

칼데콧 상
미국 도서관협회 우수 도서

출판사 서평:
매일 사람들에게 쫓겨다니는 새앙쥐는 자신의 친구인 태엽쥐가 항상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이 부럽기만 하다. 자신도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싶다는 마음에서 도마뱀을 찾아가 마법의 보라색 조약돌을 받는다. 하지만 그 사이에 태엽쥐는 사람들로부터 버림을 받는다. 새앙쥐는 친구를 위해 마법을 사용한다. 도마뱀의 마법으로 진짜 쥐가 된 태엽쥐와 새앙쥐는 언제까지나 좋은 친구가 된다.

감상:
시공주니어에서 알렉산더와 장난감 쥐라는 제목으로도 나온 작품이다. 알렉산더는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싶어서 생명이 없고 자유롭지도 못한 장난감 쥐가 되고 싶어한다. 결국 장난감 쥐가 버림받는 것을 보고 자신의 소원으로 장난감 쥐에게 생명을 선물하면서 잘못된 자기 인식이 변화하고 우정으로까지 확대된다. 이 책은 건강한 자기인식이 필요하고, 그것이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는 힘이라고 말한다.


(1970) 물고기는 물고기야! Fish is Fish

출판사 서평:
'다름’과 ‘나다움’에 관한 아름다운 이야기

올챙이와 작은 물고기는 한 물속에서 함께 지내는 친구인데, 날이 갈수록 올챙이에게 다리가 나오고 꼬리가 짧아지는 성장기를 거치면서 작은 물고기는 작은 혼란에 빠집니다. 눈에 띄게 변하는 올챙이의 변화를 받아들이기도 어려운데, 올챙이만큼 자신은 성장하는 것 같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흘러 작은 물고기도 큰 물고기로 자라지만, 물에서 뭍으로 이동해 더 넓은 세계, 다양한 생명체들을 만나고 경험한 개구리와 달리 물고기 자신은 매일 같은 공간에서 똑같은 생활을 하는 것이 답답하기만 합니다. 급기야 용기를 내어 물속을 탈출하지만, 이내 목숨이 위태로워지는 순간을 경험하고 개구리의 도움을 받아 다시 물속으로 돌아옵니다. 모든 것을 경험하고 마지막에 남긴 물고기의 말은 다름 아닌 “물고기는 물고기야!”입니다. 이 말은 자존감과 정체성에 대해 물고기가 얻은 삶의 교훈이기도 합니다.

물고기가 물고기임을 인정할 때 비로소 삶의 안정을 느낄 수 있었던 것처럼, 우리는 누구나 한번쯤 우리가 우리 자신임을 인정해야 하는 순간을 맞이합니다. 수없는 실패와 아쉬움은 어쩌면 단순한 고통의 순간이라기보다 우리 자신을 잘 들여다볼 수 있는 거울일지도 모릅니다. 다른 사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인정 할 때, 비로소 우리는 우리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습니다. 삶의 위기는 고스란히 그 삶의 소중함을 느끼는 기회가 됩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나다움을 찾는 일은 이토록 밀접합니다. 작은 물고기는 온몸으로 이 모든 것을 극복하고 삶의 가장 귀한 것, 자기다움을 찾았습니다. 간결하고 단순한 이야기이지만, 《물고기는 물고기야!》에는 현실적 차이와 자아 성장의 비밀을 잘 담은 책입니다.

감상:
이 책의 재미는 평생 물에서만 산 물고기가 개구리가 들려주는 새, 젖소, 사람 이야기를 들으면서 각각 날개 달린 물고기, 풀을 뜯어먹는 물고기, 다리가 달린 물고기로 떠올린다는 점이다. 이야기의 큰 틀은 정해져 있는데 그 안에 표현 방법까지 참 재미있게 구성된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 부분만 보면 우리나라 속담 우물 안 개구리가 떠오르기도 한다. 그러나 전체적인 이야기는 다름과 나다움을 인정하는 훌륭한 메세지를 간직한 책이다.

(1971) Theodore and the Talking Mushroom

(1973) 초록꼬리 The Greentail Mouse

출판사 서평:
우리 문화에서는 생소한 ‘마디 그라’ 축제를 배경으로 설정해 다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혀 주는 책이다. ‘마디 그라’는 프랑스어로 ‘기름진 화요일’을 뜻하는 말로 본래 사순절의 시작을 알리는 종교 행사의 하나였다.

레오 리오니는 무신론자였지만 이 책에서 ‘다 함께’ 실컷 먹고 마시며 즐기는 축제의 장으로서 ‘마디 그라’를 재조명한다. 리오니가 꿈꾼 평화로운 세상의 모습은 공동체가 모두 함께 잘 사는 세상이었다. 이를 위해 리오니는 개인적.사회적 가면을 모두 벗을 것을 제안한다.

감상:
가면놀이를 하다가 본래의 모습을 잃고 공동체의 위기가 온다. 가면을 쓰지 않은 쥐를 통해 본래 자신을 깨닫고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이야기이다. 가장 큰 이야기의 주제와 핵심은 축제인 마디그라와 가면놀이일 것이다. 그럼에도 제목이 초록 꼬리인 이유는 초록꼬리가 가지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축제가 끝나도 지워지지않는 초록꼬리는 그 때의 모습을 잊지말자는 약속같은 표상이다. 가면놀이는 공동체의 평화를 저해하는 주요원인이었고 초록꼬리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표징이므로 이 책의 제목은 초록 꼬리가 된 것이다.

(1975) In the Rabbitgarden
(1975) 저마다 제 색깔 A Colour of His own

출판사 서평:
카멜레온은 가는 곳마다 색깔이 바뀌고, 가을에는 붉은빛, 긴 겨울밤에는 어두운 빛이 된다. 자신의 색을 찾아 고민하던 카멜레온은 나이가 더 많은 다른 카멜레온을 만난다.

늙은 카멜레온은 자기 색깔을 찾기는 어렵고, 가는 데마다 색깔이 변하는 본성은 바뀌지 않지만 그래도 둘이 함께 있으면 둘은 언제나 같은 색일 것이라는 답을 한다. 개성을 찾기 위해 노력하지만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사람의 개성은 사회에서 통용되어야 하는 것이라는 현자의 대답은 순간의 깨달음을 전한다.

감상:
카멜레온은 나만의 색깔이 생기길 바라지만 카멜레온의 정체성은 색이 변하는 것이다. 카멜레온은 나뭇잎 위에 있으면 언제나 푸르겠지? 하는 꾀를 낸다. 그렇지만 계절이 지나면서 나뭇잎도 색이 변했다. 색이 변하는 것 두가지를 연관시킨 점이 이 그림책의 재미요소이다. 결국 변하지 않는 것은 언제나 같이 붙어있는 동료이다. 변하는것과 변하지않는것이 자연의 이치와 관념적인 것과 대비되면서 입체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1975) 작은 조각 Pezzettino
(1977) A Flea Story: I Want to Stay Here! I Want to Go There!
(1979) 음악가 제럴딘, Geraldine, the Music Mouse

출판사 서평:
환상적인 요소가 가미된 판타지 우화이다. 음악에 대해 전혀 모르는 제럴딘이 피리 부는 치즈 쥐를 만나고, 갑자기 음악가가 된 이야기는 가히 마법에 가깝다. 생쥐의 꼬리를 피리로 형상화시킨 레오 리오니의 상상력은 재미나고 유쾌하다.

제럴딘은 세상에 태어나 한 번도 음악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다. 하지만 음악에 대한 동경이 있었고, 그 간절함 덕분에 치즈 쥐를 만나 처음으로 음악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제럴딘은 음악을 듣는 것에 안주할 수 있었지만, 밤마다 음악 소리를 들으며 그 멜로디를 체득하고, 마침내 스스로 연주하는 경지에 이른다. 제럴딘은 듣는 귀가 있었고, 연주하는 재능까지 갖고 있었던 것이다.

감상: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이 드러나는 책이다. 더 나아가 그보다 더 좋은건 스스로가 창작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자기 안에 음악이 있다고 말하는 제럴딘의 모습은 자신이 시인임을 인정하는 프레드릭의 모습과 닮았다.

(1983) 서서 걷는 악어 우뚝이 Cornelius

출판사 서평:
모든 새끼 악어들은 알을 깨고 나와 강둑을 기어서 올라간다. 그런데, 이 그림책의 주인공 우뚝이는 이름처럼 똑바로 서서 걸어나왔다. 항상 두 발로 우뚝 서서 걸어다니는 우뚝이는 다른 악어 친구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본다. "저 멀리 덤불 너머를 볼 수 있어!", "물고기를 위에서 내려다볼 수도 있어." 하지만 친구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감상:
우뚝이는 재능이 많지만 친구들은 무시한다. 우뚝이는 자신보다 재능이 많은 원숭이를 보게 되고 재주를 배운다. 그 재주를 악어 친구들에게 보여줬더니 이번에도 퉁명스럽다. 화가난 우뚝이는 등지고 돌아서지만 친구들은 그 뒤에서 우뚝이가 보여준 원숭이의 재주를 열심히 따라하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인다.

우뚝이는 자신의 재능을 스스로도 자랑스러워하는 편이지만 남의 재능에 대해서도 감탄하고 배우려는 자세를 보인다. 그에 비해 친구들은 평범한데다 재능있는 사람을 앞에선 무시하고 뒤에서는 부러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질투라는 감정에 대해서 들여다 볼 수 있고, 그것을 넘어 어떻게 하면 성숙한 사람, 발전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보여주는 방식이 유머러스해서 유쾌한 그림책.

(1986) 내 거야! It's Mine!

출판사 서평:
한 연못에 살면서 늘 모든 게 제것이라고 외치는 개구리 세 친구 밀턴, 루퍼트, 리디아는 매일 다퉈 연못을 시끄럽게 만드는 주인공들이다. 다른 개구리가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거나 자신의 것이라고 여기는 것들을 차지하는 순간, 이들이 외치는 외마디는 한결같다. 바로 “내 거야!”이다.

대개 소유에 집착하는 삶은 상대를 무시하고 관계를 하찮게 여긴다. 더 많이 가질수록 자신이 상대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한다. 서로 자기 거라고 소리치며 영역 싸움, 소유 싸움을 벌였던 개구리들은 예상치 못한 홍수 재난을 겪은 후에야, 비로소 서로의 존재에 대해 눈을 뜬다.

감상:
소유에서 존재로 존재에서 상생으로 나아가는 이야기이다. 연못한가운데 섬에서 늘 싸우는 세마리의 개구리 이야기이다. 연못도, 땅도, 공기도 내거라고 우겼다. 두꺼비가 나타나 싸우지말라고 하고 갔지만 개구리들은 계속 다투기만 한다. 비가 오고 섬이 잠겨 셋은 바위 하나에 딱 붙어서 목숨을 부지했다. 해가 나자 그 바위는 두꺼비의 등이었단게 밝혀졌다. 그후 셋은 잘 지내게 되고 '내 거야'에서 '우리 거야'의 마음으로 변화한다.



(1987) 니콜라스, 어디에 있었어? Nicholas, Where have You Been?

출판사 서평:
선한 이웃이 만들어 가는 아름다운 세상을 경험하는 어린 들쥐 니콜라스에 대한 이야기로, 이 작품 역시 우리에게 성장의 의미와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이 작품에는 여러 종류의 새가 등장한다. 들쥐들에 앞서 빨갛게 익은 산딸기를 다 먹어 버린 새, 니콜라스를 덮친 크고 못생긴 새, 니콜라스를 자신의 아기 새들과 똑같이 살뜰하게 보살펴 준 어미 새, 그리고 마지막으로 산딸기를 입에 물고 나타나 니콜라스와 친구들에게 선물하는 새들이다.

그러나 경험이 부족한 어린 니콜라스와 들쥐 친구들에게 이 모든 새는 그냥 ‘새’에 불과하다. 그래서 자신들의 먹을거리를 위협하는 새들과 싸우자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나 세상은 어린 니콜라스가 생각한 것보다 넓었고, 생각했던 것보다 더 다양한 새들, 좋은 이웃들이 있었다. 이들에게 나이가 지긋한 들쥐 레이먼드 아저씨는 혜안이 깃든 인생의 소중한 지혜를 귀띔해 준다.

감상:
'나쁜 새 한마리로 모든 새를 평가하지말라'로 요약될 수 있을 듯하다. 편견이 풀리는 과정을 잘 그려냈다.

(1988) 여섯마리 까마귀 Six Crows

(1989) 틸리와 벽 Tillie and the Wall

출판사 서평: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에 대한 작은 물음이 담긴 아름다운 이야기. 틸리는 벽 반대쪽을 늘 궁금해했다. 벽은 생쥐들이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다. 아무도 벽의 근원을, 벽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해하지 않을 때, 어린 틸리는 벽을 '생각'하고, 벽 반대쪽을 '상상'한다. 그리고 친구들을 설득해 같이 벽에 기어오르기를 '실행'한다. 그럼에도 틸리는 높고 긴 벽을 극복하지 못한다.

그러다 아주 우연한 기회에 땅굴을 파고 들어가는 벌레를 보고는 새로운 방법을 터득한다. 위로 넘을 수 없다면 아래로 극복해 보는 것이다. 마침내 벽 반대쪽에 다다른 틸리. 틸리는 희귀한 생물이 살고 있을 거라는 기대와 달리, 자신과 별반 다르지 않은 평범한 생쥐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틸리 덕분에 벽 양쪽에 살던 생쥐들은 서로 만나 함께 축제를 벌인다.

(1991) 그리미의 꿈 Matthew's Dream

출판사 서평:
쓰레기 더미가 잔뜩 쌓여 있는 다락방 모퉁이에 사는 생쥐 부부에게는 그리미라는 외동 아들이 있다. 부부는 그리미가 의사가 되어 돈을 많이 벌길 바라지만, 아직 그리미에게는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싶다'는 막연한 꿈이 있을 뿐이다.

감상:
시공주니어에서 매튜의 꿈으로도 나왔다. 이 책이 레오리오니가 말년에 그린 책이라는게 찡하다. 삶을 회고하면서 자신이 예술가의 꿈을 이룬 과정을 순수한 마음으로 담은 작품같다. 꿈이라는 것은 누군가에게 강요되는 것보단 스스로 찾는 것이라는 메세지를 담고 있다.

(1992) 한 해 열두 달 A Busy Year

출판사 서평:
생쥐 남매의 12달 이야기를 아름다운 콜라주 그림과 함께 만난다. 평범한 교훈과 진리를 비범하게 전해주는 레오 리오니의 감각을 만날 수 있는 그림책으로, 나무의 성장으로 보여주는 시간의 흐름, 간결하게 압축된 사계절의 묘사, 자연의 순환을 매끄럽게 전해주는 글솜씨, 아기자기한 에피소드가 잘 어우러진다.

감상:
쌍둥이 쥐 보배와, 보람이와 나무의 1월부터 12월까지 나누는 우정 이야기이다. 나무는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면서 쥐들에게 기쁨을 베풀고 쥐들은 나무를 불에서 구하기도 하고, 크리스마스에는 거름과 꽃씨를 선물하기도 한다.

다른 책에 비해서 교훈이나 유머가 없어서 밋밋했다. 한가지 특이한 점은 처음으로 동물과 식물의 우정을 그렸다는 점이다. 동물과 식물의 특성을 잘 녹여내어 우정을 그린 점이 앞으로 레오 리오니에게 더 크고 넓은 소재를 탐구할 밑거름이 될 가능성이 보였는데 레오 리오니의 말년의 책이라는게 아쉽다. 말년에 한해와 인생을 돌아보며 이 작품을 남겼다는 생각이 드니 숙연해진다.

(1994) 아주 특이한 알 an Extraordinary egg


출판사 서평:
오랜 시간 지냈을 몽돌 섬에서, 흔한 몽돌 중 하나를 들고 정말 예쁘지 않냐며 감탄을 연발하는 제시카는 섬 구석구석을 돌아볼 만큼 호기심 많은 개구리다. 늘 세심하게 이것저것 살펴보는 관찰력 덕분에 결국 특이한 돌 하나를 발견하고, 그 안에서 나온 네 발 달린 동물을 만난다. 제시카는 호기심과 관찰력은 풍부하나 좁은 소견으로 남을 잘못 판단하는 친구의 말을 덥석 믿어 버리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고 만다. 레오 리오니는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인생에 그냥 아는 지식, 즉 ‘어림잡아 대충 느낌으로 아는 지식’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들려준다. 자신의 근거 없는 확신과 무지를 감추기 위해 마릴린처럼 대답하고, 그 말의 진위를 따지기보다 무지를 숨기기 위해 그 말을 믿어 버린 제시카의 믿음. 제시카의 맹목적인 믿음은 진짜 큰 악어인 엄마 악어를 만났을 때조차 무서움을 느끼지 못할 만큼 무모한 용기가 된다. “악어라고? 무슨 그런 바보 같은 말이 다 있어?”란 마릴린의 말에 개구리 친구들은 함께 깔깔 웃는다. 집단적인 무모한 용기와 맹목적인 무지는 한 개인의 무지와 무모한 용기보다 더 무서운 법. 이렇게 근거 없는 지식으로 타인을 판단하고 비웃는 삶의 태도가 앞으로 개구리 세 마리의 앞날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은 자명하다. 레오 리오니는 개구리들의 집단적 행동을 엔딩으로 보여 주며 독자들에게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감상:
지금까지 레오 리오니의 책들에서의 교훈은 좀더 보편적인 관념이 바탕이었는데, 이 책에서 말하는 '근거없는 맹목적인 지식의 위험성'은 좀더 구체적인 개념인 것 같다. 이러한 메세지에도 불구하고 캐릭터의 입체적인 성격과 메세지와는 관계없는 우정은 레오 리오니의 전작들과 닮아 있다. 깊은 의미를 유머로 승화시키는 것은 <서서 걷는 악어 우뚝이>와 비슷한 흐름으로 보인다.


작품 세계

레오 리오니는 주로 개인과 개인, 개인과 공동체, 그리고 자기 인식이라는 주제에 대해 개성적인 캐릭터를 창조하여 이야기를 전개해 나갔다. 한결같이 자아, 정체성, 편견, 더불어 사는 세상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 자신이 누구이며 너와 나는 어떤 관계에 있으며,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성찰과 진정성 담긴 화두를 다채롭고 친근한 동물 이야기로 우리에게 선사했다.

레오 리오니의 그림책 속에는 호기심 많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다른 쥐들이 일을 하는 동안 햇살을 모은다며 눈을 감고 있는 프레드릭, 태어날 때부터 있던 오래된 벽을 쳐다보며 벽 너머를 상상하는 틸리, 어딘가에 있을 빨간 산딸기를 찾으러 직접 나서는 니콜라스, 믿기 어려운 도마뱀의 마법을 믿고 보라색 조약돌을 찾는 알렉산더…. 세상을 살 만한 세계로 만들어 가는 존재들의 공통적인 요소는, 언제나 더 나은 변화를 꿈꾸며 노력하는 자들이란 것을 레오 리오니는 한결같이 이야기한다.

또한 리오니는 어린이를 독립된 주체로 보고, 그들의 독립된 자아의식을 훌륭하게 그림책에 담아낸 작가로 유명하다. 전통적인 회화 기법을 탈피해 그때그때의 아이디어에 따라 소재와 기법을 달리하여, 다앙햔 그림책을 어린이들에게 남겼다. (콜라주, 데칼코마니, 페이퍼 마블링, 프로타주 등 주로 초현실주의 미술 표현 기법)


결론

레오 리오니는 하나로 압축된 문장을 서사로 풀어내는 이야기꾼인것 같다. 그림책이지만 글과 그림이 동등한 비율로 구성되어 있고 이야기가 교훈적인 편이고 우화의 느낌이 강하다. 특유의 유머와 해학이 더해져 재밌게 읽히는게 레오 리오니의 저력인 것 같다.

프레드릭, 제럴딘, 매튜 같이 예술가의 삶을 보여주는 이야기들에서 레오 리오니의 삶이 느껴진다. 건강한 자기 인식과 공동체에 대한 애정이 강하게 드러나기도 한다. 깊이있는 성찰 덕분에 오래도록 읽히는 이야기를 만든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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